종군위안부

허니 패밀리

1998년 6월 9일 밤 10시 4분
한 할머니가 이세상을 떠났지
한 많은 이세상
야속한 님아 하며
우리 민속 노래를
흥얼거리며 말야
하지만 울지는 않았어
왜냐면 내 일이 아니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후로 알게된 많은
사실들은 날
더욱더 슬프게 했지
그래서 이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깨닿게 됐지
아릿다운 그 오색치마
곱게 차려입고
진달래꽃 향기
대지 뒤덮은 그곳에 진정
사랑하는 이와 마주 앉아서
앵두같은 입술을
살며시 포개며 백년해로
약속하던 그때 그 여인
지금은 그 시절을
빛바랜 무성영화
한 장면으로 돌리고
구석진곳 기대어
죽음을 맞이하고 있네
육체보다 짓밟힌 건 영혼이기에
왜 그들은 감추려고만 하나
왜 우리는 모르고 들 있었나
왜 우리는 모른척 하고 있나 왜
왜 그들은 은폐하려고만 하나
왜 우리는 모르고들 있었나
왜 우리는 당해야만 했었나
난 내가 태어나기 전
때의 일이라 몰라
좀 오랜 아주 오랜
우리랑 무관했던 남의 전쟁에
우리가 희생됐던 그날이후
영문도 모르는 채
끌려간 자신 앞에
미래와 꿈을
저버려야만 했었던 일들
그들 또한
그저 끌려간
세월이 흘러가는 대로만가
가장 고귀한
그리고 아름다운 모든것을
빼앗겨 버린 찢겨저 버린
짓밟아 뭉게나
버린 마음들 그리고 몸들
더 이상 인간은 아냐
그렇게 물건일 뿐야
왜 자꾸 양심을 감추려해
스스로의 정당화 속에 너무도
멍들어 버린 망가져 버린
불쌍한 영혼들
눈물을 흘리며 받쳤던 몸
부모님과 형제 들을
볼수없게 돼 버린 몸
온갖 더러운 질병과
원치않던 임신에 망가져 버린몸
불쌍한 운명들

잠깐에 한순간에도
그들은 모두들 눈물을 흘리며
외로워들 하고 있지
그렇게 더럽고 치사한 세상에
늪에 빠져 뜻하지 않은 이제는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과거속에
수없이 짓밟힌 육체와 두려움과
고통속에 죽어간 그녀들을 위해
이제는 그들에게
모두다 알려주고 싶다
당신들에게
우리들과 조국이 있다는 것을
당신들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그들은 모두 우리들의
어머니였다는 것도
이제는 눈물조차 그 어떤
감정조차 메말라 버린 당신
쇠약해진 몸으로
괴로움과 외로움으로
차가운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는 당신
난 난 그런 당신을
바라보며 난 느껴요
당신이 있었기에 내가 있음을
또 고마움을
그리고 당신을 위해
당신의 얼마남지 않은 여생
부디 행복하길
편히 잠들길
난 이렇게 기도해요 당신께
왜 그들은 감추려고만 하나
왜 우리는 모르고 들 있었나
왜 우리는 모른척 하고 있나 왜
왜 그들은 은폐하려고만 하나
왜 우리는 모르고들 있었나
왜 우리는 당해야만 했었나 왜
더 이상 나오지도 않는
마른 눈물 삼키며
아무런 표정없이 그렇게
쓴 눈물을 감 추시고는
두눈을 감아 꽃다운 젊은
또 피워보지 못한 채
하소연 할수도 없을 만큼에
지나가 버린 세월
늙고 지친 몸과 영혼을
이제 어느곳도 둘수 없는
거부당한 인생
그만 버리려 해도
그럴수가 없는건
잊혀진 지워진
그대들에게 되풀이 됨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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