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연가 (낭송)

백미현

이젠 비로서 내 섬 위로

이별의 배 한 척 띄우고 싶다

쉬이 바람에 휘청거리지 않고

쉬이 울먹거리지 않을

사랑의 목소리 하나

내 심장에 넣어두고 싶다

내 과거의 섬

그 추억의 섬을 이젠 떠나야 한다

보라빛 꽃한송이 운명처럼 꽃 피운채

이젠 너를 떠나야한다.

사월 어느날

죽음 처럼 혹은 삶 처럼

내게서 떠날 단 한사람이여

가는 그 순간까지 보내는 그 순간까지

부평초 같은 끝네 뿌리내리지 못한

우리의 사랑을 우리의 추억을

기어이 버리고 가라

그리하여 이제는 서로 타인처럼

기꺼이 등 돌리고 살자

보고픔이나 그리움일랑

저 하늘 깃발 위 매달아두고

그저 살아보자

살다 살다 보면

나 너 그리운 날 정녕 있으리라

너 또한 나의 눈동자가 보고픈 날

정녕있으리라

그럴때면 저 먼 하늘에

보일 듯 보일 듯 떠있을 낮달을 보라

그 낮달 그림자 넘어

너와 나의 긴긴 여정이

무지개로 떠오를 때면

사랑했던 사람이 당신의 행복가까이

나의 시선을 비로서 가둬가길

얼마나 얼마나 긴긴 세월을 살아야

내 너를 잊을 수 있을까

얼마나 얼마나 긴긴 속 울음을 삼키어야

내 너의 행복에 비로서

편안해질 수 있을까

지는 노을 자락에

내 너의 손길을 느끼리라

지는 별빛 그림자마다

내 너의 잊을 수 없는

그 모습을 심어놓으리

그리하여

어느 서늘한 꿈길에서라도

그대와 해우할 수 있다면

내 가슴에 새겨놓은

유서같은 단 한마디

그 한마디는

죽도록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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