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히지 않은 청첩장

진말페

back in the days with a truly bliss
forget the past l'll be missin'
with this goodbye kiss
누구나 다른 고달픔의 크기완 상관없이
상황에 따르는 스트레스와의
싸움은 누구에게나 다 똑같이
if you can touch my soul my hurts will
stop the bleeds and heal on these ill tied beats
힘든 이 선택의 순간이 혹시
영원히 미루어질 수만 있다면

처음 만난날,
그 허름한 서점에 일하던
그녀의 가난한 미소에 그대로 반한 난
한번도 반항한 적이 없던 두분의
아들이기를 포기하고
한 여자의 남편이 되는
오늘을 예감을 하듯 받아들였죠
그녀가 권해준 책을 모두 사들였죠
읽어본 것까지 포함해서
그중엔 두분의 생일선물도 있었죠
일곱번째 책을 사던 날
사랑한다던 말을 했었던 것 같아요

2년 전 어느 아담한 카페 창가
옆 자리에서 처음 본 그녀는
그 눈부신 조금의 그늘이라곤
찾을 수 없는 웃음으로
너무나 아늑하게 날 첫 사랑으로 이끌어줬고
집앞까지 두 시간이나 걸려 데려다 주었던 난
안양과 일산시 사이의 심야버스의
막차시간을 외울 정도가 됐고
도래할 비극에 대해선 알지도 못한 채
사랑만으로 영원할 것이라 믿도록 순진했었지

넌 가끔 물어봤었지 만약 너와 마지막까지 간다면
영원히 책임질 수 있겠냐고
장난스런 목소리로
나도 언젠가 나중에 정말,
너와 결혼이란 것을 할 수도 있다고
상상를 했었지
중간에 몇번인가 부모님께 인사 드렸던 것들이
전부였던 그 때까진
그동안 미뤄왔던 얘기로 마지막 인사를 할께
그 때 내 모습은 이제 막 철들어가는
아이의 것이었다고

솔직히 후회가 되요, 몹시도
난 겁없이도 청혼하기 전 어쩌면
턱시도와 주례가 없을 결혼식
또 훨씬 먼 미래를 고민했어야 했겠죠
하지만 아셔야 해요
그녀가 저를 파멸시켰다고 말하셨을때
그녀가 아닌 그 말에 나는 산산히 조각이 났었죠
두 분을 사랑해요 그렇지만,
전 제 아이의 어머니와 결혼해요
그럼 이만

차라리 두 분의 아들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차라리 그때 너를 만나지 않는 게 나았을텐데
차라리 어젯밤 영원히 깨지않고 잠들었다면
차라리 미워하며 헤어질수 있었다면
오늘의 고통만큼 나의 사랑하는
부모님께 저주가 있기를 ..
내게 이 시련을 주신 신께 저주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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