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없이는 먹지 못할 줄 알았어
하나하나 늘어가는 빈 술병과
무언가 따라 마셨던 컵들만 쌓여가고
너 없이는 먹지 못할 줄 알았어
무얼 먹었나 기억도 나진 않지만
있는 숟가락은 전부 써버린 채
마음 한구석에 미뤄두고
못 본 것처럼
집안을 메웠던 그 냄새의 기억
뜨끈하게 집안을 채우는 밥 내음
짭짤한 찌개 냄새 코끝에 번지면
나를 부르던 너의 목소리
니가 없는 이 곳은
내가 있을 곳이 아닌 듯해
웃는 니 모습은 눈에 선한데
돌아갈 수 없는 걸 잘 아는데도
멍하니 그저 한숨만 쉴 수밖에
입버릇처럼 무심코 말했던
이따 내가 치울게
성의 없던 날 한숨 속에 그리며
너의 웃음은 내 눈물이 되어
니가 없는 이 곳은
내가 있을 곳이 아닌 듯해
웃는 니 모습은 눈에 선한데
돌아갈 수 없는 걸 잘 아는데도
멍하니 그저 한숨만 쉴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