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갑자기 어찌 이다지도
휘황해졌더란 말인가요
돌아보니
사방에 하얗고 불그스레한
꽃, 꽃, 꽃
바닥에 떨어져 쌓인 꽃잎조차
참으로 아름 찬란하여
밟을 수가 없습니다
함부로,
이맘때면 저 벚꽃잎처럼
무심코 흘리고 간
당신의 작은 마음 한 조각조차
생생히 되살아나
봄비처럼 온몸을 적시지만
말리기가 싫습니다
오래도록,
수많은 벚꽃잎이 산들바람에
함박눈 송이처럼 흩날리며
다른 곳도 아닌
애꿎게 마음속으로
자꾸만 쌓여가고 있습니다
짜르르 짜르르,
지금 내 앞에 선
벚나무 한 그루는
시간 흐르고서 꽃잎 모두 지고
계절 바뀌어 잎새들마저
다 떨어진다 하여도
언제나 지금 같은 모습일
바로 당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