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이 작아져
사이즈는 커지고
서투른 말투도 사라져
너도 모르게
순수한 표정도
잊은 채 살아가
어느새, 넌 너가 누구인지도
모를 거야
멍청해졌나 봐
어른이 된 거야
아직 아니라 해도
어차피 될 거야
밤은 널 기다려주지 않듯이
너도 누군가를 기다려줄 필요가 전혀 없잖아
너가 그때 좋아했던 거
너가 그때 웃어줬던 거
그게 어떤 것이든 너는 전부 잊어버렸잖아
그렇게
신발이 작아져
사이즈는 커지고
서투른 말투도 사라져
너도 모르게
순수한 표정도
잊은 채 살아가
어느새, 넌 너가 누구인지도
모를 거야
구겨지고 찢어진 종이조각은 아직
이렇게 보석처럼 빛나고 있는데
넌 이제 눈길도 주고 있지 않잖아
아마 너는 떠올리지도 못하나 봐
바람은 허공을 할퀴어
어제와 못한 안녕
원하지도 않아
근데 날은 또 흘러가
너의 꿈 안에서 소리쳐
우주복 입고 소리쳐
차라리 얼음 안에 갇히고 싶어
난 그런 너가 싫어
더러워 싫어
나쁜 것만 기억하는 너가 너무 싫어
눈치본 너가 싫고
거울의 너도 싫어
엄지로 화면을 내리는 너도 싫어
순수한 표정도
잊은 채 살아가
이제 넌 너가 누구인지 당최 알리가 없지
그냥 좀 사라져 줄래?
조명이 꺼지고
눈앞이 하얘져
바닥은 붉은 바다가 되고
넌 없는 거야
악마의 숨결이
내 귀를 지나쳐
간지러워
이제는 지쳤다고
말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