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자욱하게 덮인 그 밤
고작 몇 시간 전에 비가 내렸다고
시야는 또 흐릿해져 가지 금방
눈 앞에 있어도 분간이 가지 않고
가뜩이나 어두운 새벽이라
길거리엔 밤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아
땅에 있는 모든 것들을 짓누르다 보니
작은 발걸음조차도
느려지다 못해 멈춰버려 시간 한 가운데
디딜 곳 없는 초침이 유일한 발판
다시 제자리를 향해가는 모습처럼
결국 반복되겠지 처음으로 또 돌아갈까
이젠 다 상관없어
이번 겨울이 더욱 더 차가워져도
어느샌가 가까워졌던 우리의 구도가
착각이었던 건 아닐거야
다행이야 내가 사랑을 몰라서
정말 다행이야 어려워서 무모한건
마주할 뻔 했던 망가져 버리는 끝
그걸 맞이하지 않아 참 다행이라는 듯
우리 그렇게 살아가자 그렇게 살아보자
그렇게라도 해보려 노력하는 것조차
이젠 다 상관없어
이번 겨울이 더욱 더 차가워져도
시간과 애절함의 관계는 비례하지 않겠지
아마 슬픔과 진심의 사이 역시 그러할테니
밤마다 찾아오는 그 마음
그만 보려 해도 떠올라 버리는 달
그 불빛 아래 난 반짝이는 너를 봐
깜빡이는 눈과 반짝이는 눈물을 번갈아보며
거기엔 또 나와, 흘러가는 시간과,
바보 같던 시작만 비쳐 보이는 환상
아 참 더 이상 떠올리면 안 돼
그런 생각조차 우리를 또 울리기만 해
별게 아닌데도 오래 따끔거릴까봐
더 참아 그 작은 흉터가 남지 않게
괜찮아 봐봐 다 털어버렸잖아
이 노랠 듣는 것도 정말 가끔씩만 해
이젠 다 상관없어
이번 겨울이 더욱 더 차가워져도
어느샌가 가까워졌던 우리의 구도가
착각이었던 건 아닐거야
다행이야 내가 사랑을 몰라서
정말 다행이야 어려워서 무모한건
마주할 뻔 했던 망가져 버리는 끝
그걸 맞이하지 않아 참 다행이라는 듯
우리 그렇게 살아가자 그렇게 살아보자
그렇게라도 해보려 노력하는 것조차
이젠 다 상관없어
이번 겨울이 더욱 더 차가워져도
정말 다행이야 내가 사랑을 몰라서
정말 다행이야 어려워서 무모한건
정말 다행이야 내가 사랑을 몰라서
상관없어, 차가워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