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백두산 천지가엔 들쭉열매 아름답고 굽이치는 압록강엔 뗏목또한 경이로다
금강산 비로봉엔 기화이초 피어있고 해금강 총석정에 넘실대는 파도위에 백조쌍쌍 흥겨운다
배를 타고 노를 저어 대자연 좋은풍경 마음대로 즐겨볼까
얼씨구나 좋구나 지화자 좋아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봄이 왔네 봄이 왔네 무궁화 이강산 새봄이 왔네 방실 방실 웃는 꽃들 우줄우줄 능수버들
비비배배 종달새며 졸졸 흐르는 물소리라 앞집 수탉이 꼬끼오 울고 뒷집 삽사리 커겅짖네
앞논에 암소가 엄메엄메 뒷매 산꿩이 끼기기긱 노리고가는 큰애기 걸음 삼춘가절에 흥을 겨워
사뿐 사뿐 아기장 아장 흐늘거리고 걸어가네
얼씨구나 지화자 좋아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디리리야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죽장망혜 단표자로 천리강산을 들어가니 산은 높고 골은 깊어 두견접동 날아든다
구름은 뭉게뭉게 상상고봉 산머리에 낙락장송 어려있고 바람은 슬슬불어
구곡계변 암석상에 꽃가지 떨뜨린다 경개무궁 절승하고 별유천지 비인간이니 아니 놀고 어이하리
얼씨구나 절씨구나 지화자 좋구려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망망한 창해이며 탕탕한 물결이라 범피중류 떠나가니 일모향관 하처시요 연파강상 사인수는
최호의 유격이라 봉황대를 내려가니 악양루 고소대는 호상에 떠있는데 동남을 바라보니 오산은 첩첩이요
초수는 만중이라 반죽에 어린눈물 이비한을 아뢰는듯 동정호에 비친달은 상하천광이 일색이라
삼협에 잔나비는 슬피울어 호소하네
얼씨구 절씨구 절씨구 지화자자 좋구려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