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도 거지

감자공주
앨범 : 감자공주의 전래동화집 Vol.3 [이야기 주머니]
옛날 옛날에 큰 부자가 살았어요. 고래등 같은 기와집에 하인만 수십명이 일하는 정승댁이었지요. 정승대감은 젊어서 아이가 없다가 아주 늦게 아들을 하나 낳았지요.
“아이고, 우리 귀한 금동아! 어여쁜 아가로구나, 허허허.”
정승대감은 늦둥이 아들을 금이야 옥이야 귀하게 키웠어요. 좋은 음식만 먹이고, 비단옷에 애지중지 길렀지요. 아이는 쑥쑥 자라서 키가 훌쩍 큰 아이가 되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스님이 정승댁에 찾아왔어요.
“시주 좀 해 주십시오!”
그런데, 스님이 마당에서 놀고 있는 아들을 보더니 혀를 끌끌 차며 말했어요.
“쯧쯧, 불쌍하다… 불쌍한 아이로구나…. “
정승 부인이 어리둥절해서 물었어요.
“스님, 뭐가 불쌍하다 그러십니까?”
“이 아이는 앞으로 얼마 못 살 것입니다.”
“네? 대체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정승 부인이 다급해져서 물었어요.
“앞으로 길어야 삼 년밖에 못 살 운명입니다.
정승대감과 부인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또 물었어요.
“그럼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를 오래 살게 할 수 있습니까?”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고생을 하면 오래 살 수 있을 것입니다. “
정승 부인은 금으로 수놓은 비단옷 한 벌을 아들에게 들려주며 말했어요.
“스님을 따라 떠나거라. 흑흑…”
아들은 눈물을 흘리며 스님을 따라갔어요.
스님을 따라 절에 온 스님은 아들에게 누덕누덕 기운 누더기옷을 입혔어요.
그리고 아들에게 새 이름을 지어주었어요.
“많은 재산과 온갖 좋은 것을 다 두고도거지로 살아야 하니 오늘부터는 ‘두고도거지’라고 부르마.”
아들은 새벽부터 밤까지 밭에 거름을 주고, 마당을 쓸며 쉴 틈 없이 일했어요. 밥짓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궂은 일은 모두 도맡아 하며 고생을 했어요.
어느 날, 두고도거지가 지쳐서 누워 있다가 스르르 잠이 들었어요.
그 순간, 잠결에 험상궂은 얼굴에 검은 옷을 입은 저승사자가 나타났어요.
“너를 데려가려고 왔다만, 이렇게 고생하는 모습을 보니 차마 데려가지 못하겠구나. 앞으로도 고생을 잘 참으면 백 살까지 살도록 해주겠다.”
두고도거지는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났어요. 그런데 저승사자는 보이지 않고, 옥피리만 하나 놓여있었어요. 두고도거지는 옥피리를 들고 길을 떠났어요.
두고도거지는 산을 넘고 강을 건너 한 마을에 도착했어요.
그 마을에서 가장 큰 집에 찾아가 대문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갔어요. 그러고는 주인에게 공손하게 절을 하며 말했어요.
“대감님, 저를 머슴으로 삼아주십시오.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두고도거지는 대감댁에 머슴이 되어 논도 갈고 밭도 갈고, 뚝딱뚝딱 나무도 해왔어요. 소똥도 치우고 닭장도 청소하며 열심히 일했어요.
그런데, 대감에게는 세 딸이 있었어요.
첫째 딸과 둘째 딸은 두고도거지를 놀리고 괴롭혔어요.
“두고도거지야, 도대체 마당에 빗질을 한 거야 만 거야? “
첫째 딸은 두고도거지가 아주 작은 돌을 안 쓸었다고 구박을 했어요.
둘째 딸도 버럭 화를 냈어요.
“밥이 이게 뭐냐? 이런 밥은 너나 다 먹어라!”
하지만, 셋째 딸은 달랐어요. 두고도거지의 옷이 떨어지면 바느질도 해 주고, 맛있는 음식도 몰래 숨겼다가 가져다 주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세 딸은 이웃마을 잔칫집에 가게 되었어요.
말을 타고 가려는데, 말이 높아서 세 딸들은 그냥 올라갈 수가 없었지요.
첫째 언니가 소리쳤어요.
“말이 높아서 못 타니, 네가 좀 엎드려라!”
두고도거지가 무릎을 꿇고 엎드리자, 첫째 딸이 등을 밟고 훌쩍 올라탔어요
둘째 따로 등을 밟고 다른 말에 훌쩍 올라탔지요.
두고도거지가 셋째 딸에게 등을 내어주자, 셋째 딸은 두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웠어요.
“어서 일어나세요. 난 걸어가면 되니 이 말을 타고 천천히 와요. “
“아가씨, 고마워요!”
두고도거지는 냇가에서 목욕도 하고 머리도 싹싹 빗었어요. 어머니가 싸주신 비단옷을 차려입고, 옥피리를 들고 말을 타고 잔칫집으로 향했어요.
두고도거지가 잔칫집에 들어서자, 사람들이 수군대기 시작했어요.
“아니, 저 도련님은 어느 댁에서 오셨을까?”
“젊은이가 어쩜 저렇게 피리를 잘 불까?”
“와, 너무 멋져!”
아무도 그 멋진 청년이 두고도거지인 줄 알아보지 못했어요. 셋째 딸만이 알아보았지요. 두고도거지가 셋째딸에게 말했어요.
“사실 나는 정승댁 아들이에요. 사정이 있어서 머슴으로 들어왔지요. 나와 결혼해 주겠어요?”
셋째 딸은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러고는 참빗으로 두고도거지의 머리를 빗어주었지요. 그러자, 두고도거지는 솔솔 잠이 왔어요. 쿨쿨 잠이 든 두고도거지는 꿈을 꾸었어요.
저승사자가 나타나서 이렇게 말하는 거에요.
“그동안 고생을 잘 참아내었으니 오래오래 살 수 있을 것이다.“
얼마 뒤, 정승댁에서는 성대한 혼인잔치가 열렸어요.
고운 비닷옷을 입은 신랑이 옥피리를 불며 말을 타고 나타났어요.
연지 곤지를 찍고 고개를 숙인 신부는 활짝 웃고 있었어요. 모두들 기뻐하며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해 주었어요. 두 언니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럴 줄 알았으면 좀 잘 해줄걸.”
“그러게, 누가 이럴 줄 알았대? “
멋진 정승댁 아들과 결혼한 셋째에게 질투가 나서 입만 삐죽거렸대요.

관련 가사

가수 노래제목
자우림 거지
자우림 거지
자우림 5집 거지
Illtong 거지
자우림 거지
주청프로젝트(주청 Project) 거지
허슬라 거지
스토리 널 곁에 두고도
Story 널 곁에 두고도
감자공주 콩쥐 팥쥐




가사 수정 / 삭제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