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손가락 걸고
장담했던 너의
그 약속의 표정을
난 잊을 수 없어
그새 또 빠르게 나빠진 시력
내 방에 걸린 달력
깨닫는 게 오래 걸려
보이지 않는 숫자
다가오지 않을 날짜
허공에 올린 두 손
무색하게 내려놨어
피라미드에서
날 해방해 주오
때가 됐어 우릴
저곳으로 데려다줄
새끼손가락 걸고
장담했던 너의
그 약속의 표정을
난 잊을 수 없어
끝내 바로 이 순간
넌 보여줘야 해
전에 내가 뭘 했건
말이 다르잖아
끝없이 들려오는 불평불만
뭔가 훔쳐서까지
너희에게 쥐여줄 때
그때는 만족할까
조금은 고마워할까
누굴 쳐다볼 건지
내가 아님 누구에게
자비로운 그대
용서를 해주오
때가 될 때 우릴
걱정 없는 저곳으로
새끼손가락 걸고
장담했던 너의
그 약속의 표정을
난 잊을 수 없어
끝내 바로 이 순간
넌 보여줘야 해
전에 내가 뭘 했건
말이 다르잖아
라고 해도
아무리 애원해 봐도
저기 아무리 소리쳐봐도
아무리 엎드려보지만
지팡이와 뱀의 기억
갈라진 바다 또
목마름의 바위 물도
모두 다 기억하고 있다고
새끼손가락 걸고
장담했던 너의
그 약속의 표정을
난 잊을 수 없어
끝내 바로 이 순간
넌 보여줘야 해
전에 내가 뭘 했건
말이 다르잖아
말이 다르잖아
말이 다르잖아
전혀 다르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