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어찌 내 곁을 떠나가오
마음 한 켠에 시든 꽃
져가는 태양에 물든 붉은 돛
이 몸 바다로 이끄네요
오 백일홍 한 송이 져 갈 때
꽃씨 널리 퍼뜨려 주오
그대가 날린 생명의 씨앗
고이고이 이 깊은 곳에 묻어 주오
한 걸음 너머 한두 뼘 사이 님과의 거리는 좁혀져도
일 년이 지나 일생의 끝 영속된 연을 놓아주오
검푸른 바닷속 그대 곁에 헌데 왜 나만 외로이
멀리멀리 깊은 곳 무한한 어둠을 견디며
한 걸음 너머 한두 뼘 사이 님과의 거리는 좁혀져도
일 년이 지나 일생의 끝 한바탕의 봄 꿈이라면
즈려밟힌 일홍 하나 고갠 꼿꼿이
피고 지는 인생의 끝 이제 홀로 기다려 아득히
백일은 이렇게 흘러가고
백일홍 꽃말 기억하오
이번 인연은 끝이 나도
부디 내 품을 찾으러 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