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탈히 잘 살고있니? 어떻게 지내는 거야.
난 말야 네 소식, 네 인스타그램,
네 미소를 다시 볼 엄두는 안 나.
나는 지금 꿈에 살아 이제는
우리가 우리였을 때 처럼
치기 어리고, 맘 여리고,
가망없는 내일에 맘 졸이지 않아.
근데 왜 나는 네 손 잡고 잠들던
내 방보다 작은 우리 집이 좋았을까?
나는 너없이 어른이 됐어.
네게 모진 말, 못된 짓, 나쁜 맘 던져댔던
2015년, 서로가 서로의 꿈이였던
그 때의 우리가 묻어 있는 동네에 와 버렸어,
내 삶에서 아주 사라졌던 네가 있던 곳,
네가 있던 시간, 네가 있던 내가.
널 밀어내고 몇 해 쯤, 너와 이 곳을 잊었어.
괜찮았고, 또 새로운 사랑도 했어. 너와의 시간처럼.
우리 단골 맥주집은 이젠 초밥집이 되었더라.
담배피우던 가게 앞 찌그러진 재떨이는 꼭 그대로 더라.
그 날의 우린 어렸고 모든 게
처음이였잖아. 마지막일 것만 같았고
나는 너없이 어른이 됐어.
네게 모진 말, 못된 짓, 나쁜 맘 던져댔던
2015년, 서로가 서로의 꿈이였던
그 때의 우리가 묻어 있는 동네에 와 버렸어,
내 삶에서 아주 사라졌던 네가 있던 곳,
네가 있던 시간, 네가 있던 내가.
4번 출구 골목길 지나 길 건너 편
지금이라도 우리의 날에 갈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너 없는 혜화동이 싫어.
골목 여기 저기 너와 내가 있어.
만 원도 없는데 마냥 행복했던
우리가 있어. 다만 네가 없어.
네가 없이 괜찮던 시간동안
"사랑 정말 별 거 아니구나." 했어.
오늘 여기 오지 않았더라면
계속 그게 별 거 아닌 채
살 수 있었을 텐데.
너 없는 혜화동이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