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이야기
하나 해주면 들어볼래
믿을지 말지는
너희들이 정하겠지만
나도 한 때는
웃음이라는 걸 피웠단다
그 무엇도 계산 않고
어쩔 줄 몰라 피웠단다
누구나 당연히
날 보면 사랑에
빠질 거라 믿던 적이
식탁에 부딪혀
무릎에 멍이 드는 게
제일 큰 아픔인 줄 알던 적이
있었어 분명히
이젠 그저
흐릿해진 내 기억이 만든
모양새 좋은 착각일 뿐인 게
아닐까 싶지만
나도 한 때는
웃음이라는 걸 피웠단다
그 무엇도 계산 않고
어쩔 줄 몰라 피웠단다
이젠 눈물을 흘리는 법도 다 잊어버려서
그저 한 쪽 입꼬리를 비틀어
올려보는 게 다지만
너네 참 웃긴다
어설픈 위로는 이쯤 하는 게 나아
나같이 꼬인 사람은
그런 거 받을 줄 모르거든
다 괜찮다며
아무래도 좋다며
나를 감싸주려
단어를 고르는 조심스러움
그래 난 아마 그런 게 부러운 것 같아
나도 한 때는
웃음이라는 걸 피웠단다
그 무엇도 계산 않고
어쩔 줄 몰라 피웠단다
나도 한 때는
사랑이라는 걸 했었단다
그 무엇도 재지 않고
어쩔 줄 몰라 했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