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한참 노닐적에 그때여 별주부가 또 한 곳을 바라보니 분명히 토끼가 있을 듯하야 화상을 피어 들고 바라보니 토끼가 있는지라. 저기 춤추고 노는게 토생원 아니요하고 부른다는 것이 수로 만리를 아래턱으로만 밀고 와서 아래턱이 뻣뻣하야 토자가 홋자가 되었던가 보더라
저기 저 주둥이 벌건하고 얼숭덜숭한게 토토토 호생원 아니오 하고 불러 놓으니 첩첩산중의 호랑이가 생원말 듣기는 처음이라 반겨듣고 내려오는데
범 내려온다 범 내려온다 송림 깊은 골로 한 짐승 내려온다 누에 머리를 흔들며 양귀 쭉 찢어지고 몸은 얼쑹덜쑹 꼬리는 잔뜩 한 발이 넘고 동개 같은 앞 다리 전동같은 뒷 다리 쇠납같은 발톱으로 엄동설한 백설격으로 잔디뿌리 왕모래 좌르르르르 흩으며 주홍입 떡 벌리고 자라 앞에가 우뚝 서 홍행행행 허는 소리 산천이 뒤덮고 땅이 툭 꺼지난 듯 자라가 깜짝놀래 목을 움츠리고 가만히 엎졌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