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멀리 멀리 가고
나는 애써 바라본다
사실은 내가 멀리 멀리 가고
너는 그 자리에 곧게 서 있다
너는 그 자리에 우두커니
표정도 보이지 않는다
멀리 달아날게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 곳까지 멀리 달아날게
마음이 일 때마다 퍼지는 푸른빛의
공허함을 힘껏 누르다 터져 나온
생각이 자꾸 날 끌어내려
곁에 남을 자신이 없어
떠날 자신이 없기도 해
느닷없는 희망을 품기도 해
너는 그 자리에 우두커니
표정도 보이지 않는다
멀리 달아날게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 곳까지 멀리 달아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