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 공주 1부

레몽
앨범 : (소리동화 레몽) 인어 공주

깊고 깊은 바다 밑에는 인어들이 사는 아름다운 성이 있단다.
“공주님들을 본 적이 있어?”
“여섯 공주 모두 다 말이야?”
“응, 얼마 전에 막내 공주님을 봤는데 정말 아름답더라.”
“막내 공주님이 가장 사랑스럽다고 하더라고.”
“응. 정말 사랑스러웠어. 우리 임금님은 참 좋으실 거야. 여섯 공주님들이 모두 아름다우니 말이야.”
바다 밑 인어들이 사는 성의 임금님에게는 어여쁜 딸이 여섯 명 있는데 막내 공주가 가장 사랑스러웠어. 인어 공주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꽃밭을 가꾸고 있었단다. 막내 공주도 꽃밭이 있었지만 꽃을 키우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어.
“막내야, 넌 왜 꽃 말고 그런 이상한 것들을 더 좋아하니?”
첫째 공주가 하얀 대리석으로 만든 소년의 모습을 보고 있는 막내 공주한테 물었어.
“언니, 전 이게 더 좋아요. 전 바다 위 세상이 정말 궁금하거든요. 이건 바다 밑에 가라앉은 배에서 가져온 거예요.”
“우리들은 열다섯 살이 되면 바다 위로 올라가 인간 세상을 구경할 수 있어. 너도 조금만 지나면 바다 위로 갈 수 있단다.”
“언니들이 차례로 바다 위로 다녀와서 해주는 바다 위 세상 이야기가 전 제일 좋아요.”
막내 공주는 바다 위 세상이 몹시 궁금했지.
“아, 나도 빨리 열다섯 살이 되었으면 좋겠어.”
막내 공주는 열다섯 생일이 되기를 손꼽아 기다렸어.
마침내 막내 공주도 열다섯 살이 되었단다. 막내 공주는 설레는 마음으로 바다 위로 올라갔어. 막내 공주가 고개를 내밀자, 돛이 여러 개 달린 커다란 배가 보이는 거야.
“어머? 저 왕자님은 내가 갖고 있는 조각상이랑 비슷해. 정말 멋있잖아! 아아, 멋진 옷을 차려입은 사람들도 많고 바다 위 세상은 정말 아름다워.”
왕자가 갑판으로 나오자 하늘에서 폭죽이 터졌어.
“펑. 펑.”
“와, 아름다워. 하늘의 별들이 머리 위로 와르르 쏟아지는 것 같아.”
그런데 밤이 깊어지자 바람이 점점 거세지더니, 먹구름이 몰려왔어.
“날씨가 이상해. 비바람이 몰아치겠는데. 파도가 너무 거세잖아. 이러면 배가 위험할 텐데…….”
막내 공주가 말을 끝내자마자 집채만 한 파도가 솟아올랐단다.
번쩍~
왕자가 탄 배는 번개에 맞아 두 동강이 나고 왕자는 깊은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어.
“안 돼요, 왕자님!”
인어 공주는 왕자를 쫓아 바다 속으로 들어갔어.
“왕자님, 조금만 참으세요.”
간신히 왕자를 찾은 인어 공주는 밤새 왕자를 안고 바닷가로 헤엄쳐 가서, 따뜻한 모래 위에 왕자를 뉘였어.
뎅뎅뎅
그때 맑은 종소리가 울리더니 젊은 아가씨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왔단다. 인어 공주는 얼른 바위 뒤에 숨어서 지켜보았어.
“어머, 여기 좀 봐. 사람이 쓰러져 있어.”
“잠깐, 어디서 많이 본 것도 같은데.”
“어서 안으로 부축하자.”
“으으으”
왕자는 인어 공주가 구해 준 것도 모르고 아가씨들의 부축을 받으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어.
“아, 왕자님이 아무 일 없어야 할 텐데…….”
인어 공주는 쓸쓸히 바다 속으로 돌아갔어.
그 뒤로 인어 공주는 왕자를 잊을 수가 없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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