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산꼭대기 아버지 무덤
거친 배옷입고 누우신 그 바란 모습이
나 오늘 다시 찾아가네
바람 거센 갯벌위로 우뚝 솟은 그 꼭대기
인적없는 민둥산에 외로워라 무덤하나
지금은 차가운 바람만 스쳐갈뿐
아 향불내음도 없을
갯벌향해 뻗으신 손발 시리지 않게
잔 부으러 나는 가네
저 산꼭대기 아버지 무덤
모진 세파속을 헤치다 이제 잠드신 자리
나 오늘 다시 찾아가네
길도 없는 언덕배기에는 상포자락 휘날리며
요랑소리 따라가며 숨가쁘던 그 언덕길
지금은 싸늘한 달빛만 내리비칠
아 작은 비석도 없는
이승에서 못다하신 그 말씀 들으러
잔 부으러 나는 가네
저 산꼭대기 아버지 무덤
지친 걸을 이제 여기와 홀로 쉬쉬는자리
나 오늘 다시 찾아가네
펄럭이는 만장너머 따라오던 조객들도
먼길가던 만가 소리 이제 다시 생각할까
지금은 어디서 어둠만 내려올뿐
아 석상 하나도 없는
다시 볼 수 없는 분 그모습 기리러
잔 부으러 나는 가네
잔 부으러 나는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