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씨

곽성삼

1.오월 하늘 눈이 부시고
생명의 숨결 일렁이는데
온몸으로 햇살 받으며
음- 초록의 둥지를 떠나 떠나간다
저 겨울에 이 도시를
하얗게 덮던 눈송이처럼
어지럽게 날리는구나
음- 슬프도록 고운 춤이여
뭐가 좋아 춤을 추노 춤을 추며 어딜 가노
온갖 욕망의 무게에 이지러진 이 도시를
외롭게 떠돌다 하! 무심한 발길들에
허무하게 밟히고 말 것을
뭐가 좋아 춤을 추노
춤을 추며 어딜 가노
너울너울 나비 노는
꽃 만발한 세상 꿈꾸며
이 도시의 추함과
아픔들을 덮으려는
저 순결한 몸짓인가

2.뭐가 좋아 춤을 추노
춤을 추며 어딜 가노
낮과 밤 구별없이
쾌락을 쫓는 불나비들의
광란의 소리 끊이지 않는
이 도시의 뒷골목
어디에서 잠들텐가
뭐가 좋아 춤을 추노
춤을 추며 어딜 가노
나의 세계에 갇혀
죽음처럼 떠돌며
신음하는 영혼들을
새 생명의 길목으로
인도하려는 몸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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