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가 - 성창순
여 여허 여 여루 상사디여
여보시요 농부님네 이내 말을 들어보소
어화 농부들 말 들어요
남훈전 (南薰殿) 달 밝은데 순 (舜)임금의 놀음이요
학창의 푸른 대솔은 산신 (山神)님의 놀음이요
오뉴월이 당도하면 우리 농부 시절이로다
패랭이 꼭지에다 장화 (薔花)를 꽂고서
마구잽이 춤이나 추어 보세
여 여허 여 여루 상사디여
어럴 럴 럴 럴 상사디여
여보시요 농부님네 이내 말을 들어보소
어화 농부들 말 들어요
전라도라 하는 데는 신산이 비친 곳이라
저 농부들도 상사 소리를 맥이는데
각기 저정거리고 너부렁거리네
여 여허 여 여루 상사디여
여보시요 여러 농부님네
이내 말을 들어 보소 아나 농부님 말 들어요
신농 (神農)씨 만든 쟁기 좋은 소로 앞을 매어
상하평 (上下坪) 깊이 갈고
후직 (后稷)의 본을 받아 백곡을 뿌렸으니
용성 (龍城)의 지은 책력 (冊曆) 하시절이 돌아 왔네
여 여혀 여 여루 상사디여
어화 어화 여어루 상사디여
여보소 농부들 말 듣소 어화 농부들 말 들어
다 되었네 다 되어
서마지기 논배미가 반달 만큼 남았네
네가 무슨 반달이냐 초생달이 반달이로다
어화 어화 여어루 상사디여
어화 농부들 말 듣소 어화 농부들 말 듣소
충청도 충복숭은 주지가지가 열렸고
강릉 땅 당대추는 아그대 다그대 열렸구나
어화 어화 여어루 상사디여
여보소 농부들 말 듣소 어화 농부들 말 들어
돌아왔네 돌아와 풍년 시절이 돌아와
금년 정월 망월달 선원사로 바로 떠 벽공봉이 솟았구나
어화 어화 여어루 상사디여
떠들어온다 점심 바구니 떠들어온다
어화 어화 여어루 상사디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