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쇠평수심가
1970년 10월 21일 / 황해도 옹진군 동서면 용호도
연명자, 여 50세
쇠평이라는 것은 소연평도를 말합니다. 연평도는 조기잡이로 유명한 어장이지요. 그런데 수심가라고 하면 평안도를 생각하고 평양수심가를 떠올립니다. 평양 기생들이 수심가를 많이 불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평양수심가 가사중에는 모지도다 모지도다 한양낭군 모지도다 하면서 애처롭게 떠나간 한양낭군을 기다리는 대목이 자주 나옵니다. 하지만 황해도에서도 수심가는 많이 부릅니다. 다만 가사가 좀 다르지요. 수심가가 여자들 노래인지라 임을 그리워하는 내용이 있기는 하지만 예를 들어 고기잡이 나간 낭군을 기다리는 보다 생활적인 것이 들어있단 말이죠. 이 노래는 인천에서 황해도 무당굿을 하는 현장에서 녹음했습니다. 굿을 하는 짬에 신명이 난 구경꾼들이 젓가락 장단에 맞추어 소리를 한 것입니다. 하지만 원래는 버럭기에다 물을 떠놓고 바가지를 엎어놓고 또아리로 탕탕 장단을 치면서 부른다는 것입니다.
문화적으로 보아서 황평안이라는 말이 있듯이 황해도와 평안도는 서로 교류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가 수심가하면 평안도를 생각하지만, 황해도에도 수심가를 잘 부르는 사람이 많거든요. 그런가 하면 평안북도 압록강 지방 초산이라든가 벽동, 위원에 가면 수심가가 없어요. 그러니까 수심가 하면 평안도 노래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대동강 인근에서부터 황해도까지 부르는 노래라고 생각되요. 보다 정확한 조사를 한 뒤에 말을 해야겠습니다.
소연평산은 칡산이요 옌평산은 춤산이로구나
나나나나 산이로구나 아니 놀구 멋 할소냐
나까리봉에 엿사다 부천 거 실실 동풍에 다 녹아 버렸네
나나나나 산이로구나 아니 놀구 멋 할소냐
돌아오네 돌아오네 버렴불에 배 돌아오네
나나나나 산이로구나 아니 놀구 멋 할소냐
빈당설 강변에 아카시 나무 바람만 불어도 다 쓰러진다네
나나나나 산이로구나 아니 놀구 멋 할소냐
장산곶 말레 북소리 나더니 이삼일만에 임 돌아온다
나나나나 산이로구나 아니 놀구 멋 할소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