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가

은희진

아니리
이렇듯 이틀 밤을 지내노니 이제는 춘향모는 아는지라 하루는 도련님이 술도 한 잔 얼근하여 마음놓고 사랑가를 부르며 놀 든 것이였다

진양
사랑사랑 내 사랑이야 어허둥둥 내 사랑이야 삼오신정 달 밝은 밤 무산천봉 완월사랑 목락무변 수여천에 창해같이 깊은 사랑 월하에 삼생연분 우리 둘이 만난 사랑 어허둥둥 내 사랑이야 지리산 높은 봉과 요천수 맑은 물의 산수정기 한데 모아 우리 춘향 삼겼는가  전생의 연분으로 이생에 만났으니 추천허든 채색줄이 월로의 적승인가 내보든 광한루가 초왕의 양대련가 사랑사랑 내 사랑이지 어어어어어어허 둥둥 내 사랑이야 너 죽어도 내 못 살고 내가 먼저 죽거들랑 너도 부디 못 살어라 생전 사랑이 이럴진대 사후기약이 없을소냐 너 죽어서 될 것 있다 너는 죽어 꽃이 되데 이백도홍 삼촌화가 되고 나는 죽어서 나비될 제 화간쌍쌍 범나비 되어 네 꽃봉이를 내가 덤벽 물고 바람 불어 꽃봉이 노는 대로 두 날개를 쭉 벌리고 너울 너울 놀거들랑 나인 줄로 알려무나 그것도 되기 싫소 그러면 죽어서 될 것 있다 너는 죽어 종로인경이 되고 나는 죽어 인경마치가 되어 새벽이면 삼십삼천 저녁이면 이십팔수로 뎅 뎅 다른 사람이 듣기에는 인경소리로 들리여도 우리 둘이 듣기에는 내 사랑 춘향 뎅 이도령 서방 뎅 그저 뎅뎅 치거들랑 나인 줄을 알려무나

아니리
나 아무것도 되기 싫소 이 애 그게 웬 말이냐 아 우리가 살아서 정이 깊어 하 죽어서도 만나자는 말인데 마단 말이 웬 말인고 정리는 그렀오마는 살어서 밑으로 생긴 것도 원통헌듸 죽어서도 날더러만 밑으로 가라니 재미없어 내사 싫소 이 애 아 그러면 우리 정리에 너를 위로 생기게 못 헐게 무엇이란 말이냐

자진중모리
사랑사랑사랑 내 사랑이야 어둥 둥둥 내 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로다 어허둥둥 내 사랑이야 그러면 너 죽어 될 거 있다 너 죽어 위에로 될 것 있다 너는 죽어서 매 웃짝 되고 나는 죽어서 매 밑짝 되어 사람의 손길이 얼른허면은 천원지방의 웃짝으로 빙빙 돌거드면 너인 줄을 알어 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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