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옛날의 일이죠 한 소년이 있었죠
작은 아이 외로울 땐 비가 내렸죠
항상 혼자 외로이 꿈꾸던 아이의
뽀얀 안경 눈에 뜨인 비누 한 조각
우윳빛 비누 인형, 소년의 두 손에 깨어나
비밀 얘기들을 밤새도록 속삭이니
멀리 동이 터 오면 가만히 창가에
잠든 인형 올려놓고 학교에 갔죠
그런 어느 여름날 검푸른 먹구름 덮이고
퍼붓는 빗 속 흙탕길을 달려오니
인형은 간데없고 맑은 비눗방울
먼 하늘로 소리 없이 날고 있었죠
먼 옛날의 일이죠 한 소년이 있었죠
작은 아이 눈물질 땐 비가 내렸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