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상에서
제일 불쌍하고 불행한 나는
밀려든 허기에
열어젖힌 냉장고 불빛마저 시려
지워지지 않는 널 또 지우고 지운다
채워지지 않는 나의 같잖은 공허는
일종의 사치다 일터로 가야한다
그래서 난 되도록 빨리
널 잊는다 널 잃는다
널 잊는다 널 잃는다
몇 날 며칠을 토하고 게우느라
속이 말이 아닌데
텁텁하던 입맛이
절로 다시 도는 걸 보니
살아내야 한다고 내 몸이 시킨다
내 일상의 중심은 네가 아닌
일이다 어차피 끝난 사이
감정에 충실할 시간은 아깝기만 하니
널 잊는다 널 잃는다
널 잊는다 널 잃는다
팝송만 듣는다
가욘 다 내 얘기 같아서
이해 못할 노래로
일부러 골라 듣는다
그래서 난 되도록 빨리
널 잊는다 널 잃는다
널 잊는다 널 잃는다
널 잊는다 널 잃는다
널 잊는다 널 잃는다
널 놓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