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 사람을 만났습니다.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우연히도 그렇게 마주쳤습니다.
떨리는 손은 주머니 속에 감추고. 떨리는 목소리는 웃음으로 대신했습니다.
잘 지내냐는 그의 안부에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
하고 싶었던 수천 개의 말들중 단 한마디도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안녕. 하고 뒤돌아서 가는 그 사람의 뒷모습을
나는 또 한 번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잘 지냈어? 아픈곳은 없지?
밥은 잘 먹고 다니니?
우리 함께 찍었던 사진들은 다 버렸겠지?
사진은 추억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구겨버리는게 아니라 다 태워 없애야 되는 거래.
가끔 내 생각도 하니?
혹시. 후회 하고 있지는 않니?
미처 하지 못했던……. 하고 싶었던 말들을
혼자 집으로 걸어오며 하나둘씩 툭툭 내뱉어 봅니다.
한동안 고장 나 버려 이제 다시는 나올 것 같지 않던 눈물들도 한두 방울씩 함께 말입니다.
그와 잠시 마주쳤던 그 짧은 몇 분이
며칠 전 이별했던 그날로 나를 돌려놓았나 봅니다.
지금뿐입니다.약속할께요
지금 흘리는 이 눈물에 마지막 남은 나의 마음도 함께 담아 모두 흘려버리고
이제는 놓아야 겠죠.
사랑이라 믿고 싶지만 당신에게는 한낱 미련에 불과한 이 마음의 끈을 말입니다.
행복하세요!
당신을 잊겠지만.
우리 사랑은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