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밤의 서늘한 바람은 참 좋아라
한낮의 태양 빛에 뜨거워진 내 머릴 식혀 주누나
빳빳한 내 머리카락 그 속에 늘어져
쉬는 잡념들
이제 모두 깨워 어서 깨끗이쫓아 버려라
한 여름 밤의 고요한 정적은 참 좋아라
그 작은 몸이 아픈 나의
갓난 아기도 잠시 쉬게 하누나
그의 곁에서 깊이 잠든 피곤한
그의 젊은 어미도
이제 편안한 휴식의 세계로어서 데려 가거라
아무도 문을 닫지 않는 이 바람 속에서
아무도 창을 닫지 않는 이 정적 속에서
어린 아기도 잠이 들고
그의 꿈 속으로 바람이 부는데
한 여름밤의 시원한 소나기 참 좋아라
온갖 아기와 탐욕에 거칠어진 세상 적셔 주누나
아직 더운 열기 식히지 못한치기 어린 이 젊은 가슴도
이제 사랑과 연민의 비로 후드득 적셔 주어라
한 여름 밤의 빛나는 번개는 참 좋아라
작은 안락에 취하여잠들었던 혼을 깨워 주누나
번쩍이는 그 순간의 빛으로
한밤의 어둠이 갈라지니
그 어둠 속에 헤매는 나의 길도
되밝혀 주어라
아무도 멈추게 할 수 없는 이 소나기 속에서
아무도 가로 막을 수 없는 이 번개 속에서
어린 아기도 잠이 들고 나의 창으로
또 번개는 치는데
(1981년 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