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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화 황경민

나무에서 꽃이 핀다고 말하지는 말아주세요그따위 동어반복은 이제 그만두세요나무에서 새가 난다고 말하지는 말아주세요그따위 중언부언은, 그따위 동어반복은 이제 그만두세요차라리 옥상에서 꽃이 핀다고, 차라리 옥상에서 새가 난다고 나무에서 꽃이 진다고 슬픈 표정 짓지 마세요그따위 싸구려 눈물, 그따위 과장된 포즈 이제 그만두세요 집어치워 주세요 나무에서...

아침노을 저녁노을 황경민

아침에 노을이 서면 저녁에 비가 오고저녁에 노을이 서면 아침에 비가 온대요동쪽 하늘 발그스레 물들이며 아침노을 수줍게 지고서쪽 하늘 홍시 빛깔 색칠하며 곱게 저녁노을이 져요새털 구름 양떼 구름 노을 속에 안겨 포근히 잠들면너와 나 우리 마음도 노을 따라 물들어가요아침에 노을이 서면 저녁에 비가 오고저녁에 노을이 서면 아침에 비가 온대요동쪽 하늘 발그스...

봄아 오랫동안 놀다가렴 황경민

어디서 온 바람이니 어디서 온 햇살이니코끝에 스치는 초록에 바람냄새야 반가워또르르르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구름의 인사봄빛 내려 땅에 낮은 꽃잎들이 물미끄럼 타요산너머 강너머 내 맘에 놀러온 봄 친구봄아 예쁜 봄아 오랫동안 놀다가렴어디서 온 바람이니 어디서 온 햇살이니코끝에 스치는 초록에 바람냄새야 반가워또르르르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구름의 인사봄빛 내...

인생이 별 거 있나 황경민

고봉민김밥을 지나, 이선정헤어를 지나양평해장국을 지나, 근대화슈퍼를 지나집에 왔는데, 돌아보니, 간판이 다 떨어졌네 아버지 정관을 지나, 엄마의 난자를 만나수정에 수정을 거쳐, 엄마의 자궁을 열고 태어났는데, 돌아보니, 아버지 토끼고 없네인생이 별 거 있나?코스대로 가다 보면 배반당하는 거지인생이 별 거 있나? 간판 바꿔 달다 보면 폭망하는 ...

고슴도치 황경민

엄마? 와? 엄마? 머어?엄마? 우짜라꼬? 엄마? 저리 안 가나?엄마? 어허이엄마는 다 아나? 뭐를? 뭐든? 그라모, 다 알지 진짜로? 진짜지 참말이가? 참말이지와, 직이네엄마, 다람쥐는 밤송이 가시가 아파서 우째 까 묵노? 보래이, 익은 밤송이는 절로 벌어진다 아이가엄마, 해달은 성게 가시가 아파서 우째 까묵노? 해달은, 봐바라, 돌빼이로 깨서 까...

힘내지 말아요 황경민

그대여 힘내지 말아요세상은 이미 썩었잖아요그대여 일어서지 말아요세계는 이미 절망인걸요그대여 돌아보지 말아요후회란 마약 같은 거예요그대여 고개 들지 말아요젖은 얼굴이 다시 젖잖아요그대여 당신은 지쳤잖아요세상은 당신을 잊었잖아요그대여 힘내지 말아요세상은 이미 썩었잖아요그대여 일어서지 말아요세계는 이미 절망인걸요그대여 당신은 지쳤잖아요세상은 당신을 잊었잖아...

헤세송 황경민

헤세 낮잠 자네 금세 밥 처묵고창틀 위에 누워 햇살 가득한데헤세 낮잠 자네 팔자 늘어졌네나는 땀 흘리네 팔자 꼬여 가네쓰르릉 쓰르릉 꿈을 꾸는지너구리 한 마리 모는지포르릉 포르릉 햇살 가득한카페엔 파리만 날리네헤세 낮잠 자네 금세 밥 처묵고창틀 위에 누워 햇살 가득한데포올짝 포올짝 나비가 되어훨훨 훨훨 나는지나는야 까무락 졸음에 겨워철푸덕 땅으로 꺼지...

이슬람소년 황경민

너는 왜 총을 쐈니?너는 왜 폭탄이 됐니? 너는 왜 웃지 않니?너는 왜 죽으려 하니?나도 잘 모르겠어포탄이 떨어졌지웃으면 어색해져엄마가 죽었으니까태어날 때부터 전쟁이 있었다네엄마도 아빠도 형제도 두려워 떨었다네태어날 때부터 총칼이 있었다네엄마도 아빠도 형제도 모두 다 죽었다네너는 왜 웃고 있니?너는 왜 평화롭니?너는 왜 분노하니?죽음을 살지 않니?총알...

알바블루스 황경민

유통기한 지난 김밥 먹고,담배 한 대 필 시간이 없네본사 눈치 손님 눈치 보며,쪼그려 앉아 눈칫밥을 먹네알바인생엔 유통기한이 없네옥탑에서 반지하로 가고,지하에서 편의점엘 가네편리한 게 여기 다 있는데내 인생엔 불편함만 있네알바인생엔 편한 자리가 없네18년 동안 공불 했는데도머릿속엔 남은 것이 없네18년 동안 시험 쳤는데도결국에는 붙은 데가 없네알바인생...

영도를 걸어봐라 황경민

바람을 등진 채 손잡고 영도를 걸어봐라네 발이 얼마나 가벼운지 네 손은 얼마나 깃털 같은지바람을 맞으며손잡고 영도를 걸어봐라네 손이 얼마나 따뜻한지네 손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밀려오는 파도를 따라그림자섬을 걸어가는 건내가 잊었던 나를 만나서어릴 적 꿈을 찾아가는 길바람이 부는 날엔손잡고 영도를 걸어봐라둘이서 보폭을 맞추는 일이얼마나 벅찬 일인지아무도 없...

니 오데고 황경민

"니 오데고?""부산이지요.""니 딴 데 가 있다 카든데...""아이요, 부산이요.""니 순천이고, 서울이고 싸돌아댕긴다 카든데?""아, 그거는 요새 쪼매 바빠가..."“그래, 니 내년에 올 끼가?""그거는 아이지요. 오늘 저녁에 갈라꼬....""올끼가?""야아, 가끼요.""올끼가?""그라모 가야지요.”"알았다. 미역국하고... 빨간고기 하고...."...

한라산 황경민

흰 눈이 쌓이면 속으로 끓는 산바람이 불면 속으로 앓는 산사람이 오르면 속으로 품는 산유채꽃 피면 일어서는 산아방, 삼춘이 산으로 가고어멍, 아주망은 마을에 남아“걱정맙서, 굶지맙서”“도르멍 도르멍 갑서, 살아옵서”총성이 울리면 속으로 우는 산가슴 가슴에 무덤이 오르는 산그대가 떠나고 돌아앉은 산파도 춤추면 뒤척이는 산 골짝의 아방이 눈을 감으면다랑쉬...

너의 창문 아래서 황경민

어느 창문 아래선내 발길이 흔들렸고,어느 창문 아래선돌멩이를 움켜줬지어느 창문 아래선고개를 꺾고 울었고,너의 창문 아래선 숨을 쉴 수가 없었지너는 나를 몰랐고나는 너를 알았었지너는 내 앞에 서 있고나는 뒤에 서 있었지비 오는 그 골목에서나는 비를 맞았고,내리는 그 비에 취해 그만니 이름을 불렀었지바람이 불었는데꽃잎은 피지 않고,버스는 떠났는데버스를 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