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바람에 날려 석양이 지네 비닐봉지처럼 새들이 나네
모두들 누가 기다리느지 쓸려담기듯 사라져가네
밤은 간수처럼 와서 또 나를 가둬버리겠지
길이 보이지 않네, 도무지
난 어디엔가 잘 있겠지 아프지 않고 굶지 않겠지
모르는 편이 나을 거야 아무런 일도 있지 않았어
이 밤 나를 던져볼까 어디에 몸을 지펴볼까
불이 오르지 않네, 도무지
이 밤 어둠 갈라져 다가갈 순 없을까
이 밤 가뭄 적셔져 헤쳐 갈순 없을까
울지도 취하지도 마음 아파하지도 마
기억도 바라지도 기다리지도 말아
다시 저 거친 길로 무작정 나가지 말아
바람에 날려 석양이 지네 비닐봉지처럼 새들이 나네
모두들 누가 기다리는지 쓸러 담기듯 사라져가네
바람에 날려 석양이 지네 비닐봉지처럼 새들이 나네
바람에 날려 석양이 지네 바람에 날려 석양이 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