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

루시드 폴

3. 명왕성

어느새 날이 저물고
달도 뜨지 않는 이 밤
검푸른 숲 속 풀섶가에
작은 별빛 하나가
울고 있었어

무척 어려운 이유로
이제 날 잊었다고들 해
나를 부르면
차가운 몸을 이끌고
안녕, 안녕,
인사했지만

이젠 들리지 않는 것 같아
멀리서 애타게 전하는 내 마음은
깊고 어두운 하늘의 벽에 부딪히며
타버리는 별똥별이 되었지
오늘 같은 밤하늘을 보며
기도하듯 날 찾던 아이들
모두 어른이 됐다지
그렇다고들 했어
그 누구도
내 이름을 부르지 않는
이 밤

가장 멀리 있어도
가장 빛나고 싶던
이 조그만 몸은
갈 곳이 없으니
난 다시 홀로
허공에 남아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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