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일기 (白水日記)
Crying Nut
나의 창고에다 처박아둔
낡은 일기장을 펼쳐봤지
미친 글씨들은 춤을 추고
나의 첫사랑은 결혼했지
한참 동안 거기 서있다가
난 바다로 떠나갔지
시원한 바람에 사랑에 몸을맡겨
난 바다로 떠나갔지
막상 오고나니 할게없어
소주한병 쥐고 춤을 추다
경찰 아저씨가 내게로 와
너 미쳤니 하고 야단쳤네
차가운 달빛이 다가오네
시간은 벌써 자정을 넘어서네
불어라 불어라 바람이여
나는 돛을 달고 바다로 갈테야
하얀 백사장에 주저앉아
금빛 머리결을 쓰다듬고
하얀 조개핀도 꽂아주고
파란 보조개도 찍어주고
나의 창고에다 처박아둔
낡은 일기장을 불태웠지
미친 글씨들은 소리치고
나의 첫사랑은 도망갔지
차가운 달빛이 다가오네
시간은 벌써 자정을 넘어서네
울어라 울어 휘파람 새여
나는 돛을 달고 바다로 갈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