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 보채는 발걸음을 따라와 네 집 앞을 서성인다
때 마침 멀리서 오는 널 보고 있다 죄진 듯이 숨어 널 본다
우린 어쩌다 사랑하고 어쩌다 헤어져서
다신 못 만나게 남보다 더 남이 된 거야
내가 그때 널 사랑해서 미안하다
끝까지 지킬 사랑 못해 미안하다
친구인 채로 네 곁에서 널 지켰었다면
평생 널 봤을 텐데 친구마저 잃었다
부르면 여전히 달려올 것 만 같아 네 이름 부를 뻔 했어
왜 그리 야위었니 내 탓인 것만 같아 심장이 꼭 터질 것 같아
혹시 누군가 새로 만나 둘이 된 널 봤다면
마음은 시려도 돌아서긴 쉬울지 몰라
내가 그때 널 사랑해서 미안하다
끝까지 지킬 사랑 못해 미안하다
친구인 채로 네 곁에서 널 지켰었다면
평생 이별은 없을 텐데 친구마저 잃었다
잠시여도 날 사랑해서 고마웠다
너의 남자로 사는 동안 행복했다
그 말을 전할 시간은 다시 오지 않음을
이별할 때도 이별이 뭔지 바보처럼 몰랐다
네가 있는데 네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