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배)
그날처럼 바람은 그대론데 사람은 다 변해
사랑은 그대론데 안타깝게 마음이 다 변해
영원할 듯 했던 행복이 흐려지듯 미련들이
슬퍼했었던 날들이 무뎌져 가는 게
어쩌면 이기적일지도 잊어 가는 건 기적일지도
숨죽인 밤에 미치도록 소리치고 외쳐 봐도
그림자 같던 흔적들이 점점 사라져
맺지 못할 것 같던 이야기도 연하게 번져
열병처럼 앓던 날들이 추억으로 변하고
두꺼운 외투의 주머니 속에 모습을 감추고
그렇게 서롤 잊어 가고 향기를 지워 가고
다시 또 누군가를 찾고 살겠지 다른 이들처럼
낯익은 바람이 불땐 가끔 기억해 줄래
보석 같던 햇빛을 머금었던 계절을 위해 모두 변해 가기 전에
난 노랠 부르고 또 부르네 너와 변해 가는 것을 위해
스쳐 가는 인연처럼 흘려 버렸던 떨어지는 낙엽에도 눈물 지었던
기억의 조각들 다들 지워 가듯 변해 가도
함께 걷던 거리 밝게 비추던 별이
아직도 노래를 부르네 너와 나 변해 가는 것을 위해
소년 박준석)
왜 옛날로 자꾸 데려가 심술쟁이 나쁜 새벽
안개 속을 헤메다 그리움에 결국 울어
왜 맨날 모든 건 변해가 내 맘은 아직도 어린데
그 때 내 곁에 함께 했던 건 어디에
두근 두근 좋아했던 소녀 붉은 놀이 예뻤던 저녁
하루종일 오색종이로 접었던 꽃과 추억
가만히 놔도 바래만 가는 걸 볼 수 밖에 없었어
미안해 추억아 난 아무런 힘이 없어
우리 키도 많이 컸고 이젠 수염도 자라죠
어른이 되고 싶다 했던 거 바보 같았죠 취소
가끔씩 슬픈맘에 술도 한 잔 해 봐도 별 수 있나요
가슴에 남은 꿈이 올라와 더 취할 뿐이죠
그래 따듯한 바람이 불면 너를 기억해 줄께
서러웠던 꿈들이 반짝이던 별들을 위해 모두 변해 가기 전에
난 노랠 부르고 또 부르네 너와 변해 가는 나를 위해
문득 빗 속에 감춰진 내 모습 초라하게 느껴질 때
구름 뒤편에 감춰 놓은 첫사랑 조금씩 멀어질 때
손을 잡고 함께 걸었던 거리가 없어진대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변해 가는 것 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