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흑

레버넌스

(Verse1 : Ignito)

태어남과 함께 파멸로 치닫는 운명

미리 준비된 과정 또한 처절해 분명

널 짓누르며, 끊임없이 목을 조여

‘희망은 공평하지 모든 이들을 속여’

어떤 기준 없이 급격히 기울어진 길 위로

비극적인 운명에 자신을 던지지

허울 좋은 사회적 계약의 노예

허나 원한다면 언제든 그만해도 돼.

옳고 그름은 모든 가능성에 대한 물음

권력에 무릎 꿇은 혁명가들의 죽음

하늘을 찌르는 검게 물든 장벽 위로

울분 가득한 붉은 핏 빛깔의 자국을 그려

과거부터 지닌 은밀함 속에

쓰러지는 수많은 현대판 줄리앙 소렐

그건 질서란 폭군의 양손에

거듭 펼쳐지는 아주 무시무시한 곡예

(Hook)

적 그리고 흑

두 길의 갈래로부터 부질없는,

흉물스런 망토를 척 뒤집어쓴

강자들이 간단히 받아들인 질서를 희생과 맞바꾸지.

(Verse2 : Dazdepth)

살아남은 자 짓밟힌 가슴팍

착각은 각각 다른 이름을 빌려

나지막한 속삭임 두 귀로 흘려

마지막까지 순수한 욕망은 비껴가지

확실히 위선과 권태로 물든 이 곳

너무 위험한 어폐를 품은 유혹

뿌리칠 수 없지. 보지 못하는 새장

그 안에 지쳐가고 괴로운 죽은 영혼

평등한 기회 그건 너무나 쉽게

믿게 된 거짓 뛰어든 누구나 실패

권력 아래 섣부른 기대 잃게 된 거지

예외 없이 어둑한 길에 있게 된 처지

차례대로 줄을 선 사람들

맹목적인 흐름 안에 물들어 하나둘

이미 억압당하는 고통은 무뎌

벼랑 끝 위태하게 놓여진 이들

그런 자각뿐 절대 못 떠날 사각 틀

(Verse3 : Ignito & Dazdepth)

절대 부수지 못할 철옹성

간편하고 강력한 제도의 견고성

그 참혹한 현실의 모순을 겪었던

그는 바로 그 좁은 빈틈을 겨눴어.

영원토록 찬란한 법전에 쓰인

권리완 다른 냉혹한 무력의 승리

무너뜨린 믿음 앞에 고개 숙인

사람들조차 다 냉정하게 변했으니.

더러운 때가 묻은 옷은 어느새

선명히 나타난 붉음 혹은 검은색

태양을 가리고 선 군인과 사제들

그 길다란 그림자엔 궁핍한 잔해뿐.

높은 울타리를 넘어서려는 작은 시도는

끝내 분루를 삼키고 이내 남은 기적을

마저 완성 못한 채 아득히 저문

삶의 원한 뒤로 잠든 젊은이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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