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록의 숲은 물결처럼 흔들리고
이따금 들려오는 유율 타악기의 소리
젖은 흙내음 맡으려 열어둔 창문에
경계도 모르는 네 기억이 들이친다
이맘때 네가 들려준 노래를 틀고
관객도 없이 추는 한낮의 블루스
리드도 없이 헤집어 놓는 고운 손에
크고 작은 파랑이 이는 나의 춤사위
이 비는 타오르는 대지를 식히려
차가운 위로의 입맞춤을 퍼붓는데
아직도 한여름의 해 아래 있는 듯
내 마음은 끓어 넘쳐 눈가에 스며
이명처럼 귀에 울리는 너의 목소리가
세상을 덮은 빗소리보다 크고
차디찬 창살 대신 더운 마음을 두드려
나는 너에게 잠긴 하루를 보내
오늘은 그런 꿈을 꾸었어
나는 울고 있는데 너는 미소를 짓고 있는 꿈
아니, 입꼬리 끝에 한 뼘의 슬픔이 걸려 있던 꿈
꿈에서 깨고 싶지 않은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지만
결국엔 산산이 깨어지고 흘러
베갯잇에 방울방울 맺히는 꿈
잘 도착했니
그칠 줄도 모르고 온통 적셔버리고 마는
다정한 네 이름 새겨진 연파랑빛 편지가
잘 도착했니
그칠 줄도 모르고 온통 적셔버리고 마는
다정한 네 이름 새겨진 연파랑빛 편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