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3앨범 첫 번째 이야기
어떤
이야기를 던져
야만 입에 붙을지
알 수 없는
우주
외계
내부
내면
의 고독한
소리 위에
나는 이걸
랩이라고 부르기로 했어
그래 네 규정의 의미는
더 이상 필요치 않아
적당히 아무나
불러와 헛소리를 같이
지껄여보자구 그래
파티, 잔치, 축제, 그런 게,
될까 과연 이 노래,
혼자만의, 축제를 즐긴다던,
어느 일본 싱어송라이터의
읊조림은
내게
영감이
되었을까
그래
이 노래로
덕 볼 사람은 누구냐던
천주교 세례명을 가진
래퍼의 마디마디는
내게 영감이 되었던가
과연
그래
아무
것도 아닌
소릴
붙잡아
내뱉지
아무 것도 아닌 소릴 붙잡아 내뱉지
그래
적당히
아무 말이나 내뱉지
개 돼지, 그런 게 결국 대중이라지,
뭐 일견 동감은 한다지,
왜냐하면 반은
적폐 세력이고
반은 멀쩡할 테니까 말이지
뭐 꼭 절반으로 떨어지지 않는다고는 하더라도
결국
대중을 선동하는 세력이 대중 내부에도
들어와 있어서 여론을 호도하고 있으니
중론이니 여론이니 하는 것들이
제대로 붙잡힐 리가 있겠느냐는 말이야
이런 말을 전한다고 해서
누군가 내게 다가와서 목에 칼을 디밀까
과연
과연
그래 뭐
상관없어
어차피 버린 목숨,
이라지 그래,
뭐 그래서, 죽어도 좋다는 말은 아니고,
할 말은,
해야 한다는 말인 거고,
샹크스가 일 권에서 중얼거렸듯이
목숨을 위협하는 놈은
또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말이지
우리는 아직도 전쟁을 벌이고 있는
세계 속에 살고 있고
목숨이라는 건 이미 옛날 옛적에
버려버린 시대에 살고 있다네
그래 죽음을 각오하고 글을 쓰고 있는
어느 한 사내의 각오를 봐다오
옛날에는 각오
를 제대로 세우지 못해
끝까지 글을 쓰지 못했더랬지
그때는 좋았지 아버지의 곁
이 나의 낙원
이었다네 그래
내 우군
이 있는 곳이었으니
그 방구석 한 자리가 내가 대포를
쏘아낼 좋은 자리였는데 말이지
요즘 세상은 영 살기가 편치 않아
요즘 세상은 영 살기가,
여기저기 들끓고들 있지
나를 죽이러 오고자 하는 인간들이
과연 많을까
이런 망상이
정말 망상일까
해밍웨이는 평생 FBI의 추적을 받고 있다는
편집증적인 광증 망상에 시달렸다는데
그게 결국 사실이었다지 그래 뭐
이 세상 참 살기 쉽지 않은 세상이야
목숨 이미 내놓고 살아가고 있는 세상
이고 신뢰만이 우리의 삶의
유일한 동앗줄이 될 수 있겠지
신뢰만이, 신뢰만이, 사랑만이, 뭐 그래
그런데
손을 허투로 잡는다면
그게 바로 죽음에 이르는
선택이 될 것이고.
누구를 믿을 것인가
누구를 따를 것인가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엄에 관한 문제이지
북한 땅,
도 역시 이 남한이, 차지를 해야 하지
정치색이니 사상이니
미래론에 관한 이야기들을
아무렇게나 펼쳐두어도 좋다는 점에서
나는 음악 위에 글을 쓴다네 그래
북한,
땅 역시 남한이 먹어야 하지
뭐 욕심으로 점철된 인생을 살고자
하는 건 아니고
우리가 가야 할 바를
우리가 가야 할 곳을 따라 가자는 말이지
벌써 새벽 네 시가 되었군
나는 음부를 보고 있는가,
음험한 곳을 보고 있는가,
나는 생과 사의 골짜기 속에서
어둔 길 속을 걷고 있는가
나를 안아줄 이가 있겠는가
나의 편, 나의 우군은 있겠는가
작은 지팡이 하나
붙잡고서 간신히 걸어나가는
샛길을 찾느라 애를 그렇게 써보아도
결국 정론, 정도, 정의, 왕도, 만이
나의, 길이라는 현실과 결론만이
내려진다지
그래 십 분 여간이나 있으니 충분히
많은 말을 할 수 있겠지
가사를 적어 내려가는 것 역시
어지간한 고통이며
어지간한 노동이며
어지간한 결심이지
내가 누구인가
내가 누구인가
내가 누구인가 그래 말해 봐
내가 누구인지 그래 말해 봐
나는 글을 적고 있는 이 시점 과연
살아있을까
죽음에 관해 어떻게 생각해 친구
어느 한 인간이 죽기 직전에
지껄이고 있는 광증 섞인
광증 섞인 헛소리와도 같구나 이 가사
과연 파헤쳐질까 내가 죽은 다음에
어느 미치광이가 묻혀진 무덤이라며
글과 가사 내가 쓴 소설, 책, 뭐 그런 것들이
파헤쳐질까 과연
그러고 나면 거기에 뭐가 묻혀 있었다고
이 인간은
이 유해는 어떤 인간이었노라고 알려질까
도망치다가 쓰러져 죽은 어느 인간
뒤통수에 화살과 창, 칼을 맞고 죽은
어느 고대인의 사연을 짐작하듯
나의 삶을 누군가가 알아줄까
뭐 확실한 것 하나는
하나님만은 알아주시겠다는 말이지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확고한
나의 주시자이니 말이지 그래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대여
절망하지 않기를 바란다네
어두운 삶을 걸어가고 있는 그대여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기를 바란다네
죽고자 했던 많은 시간들이
그대의 앞에 놓여 있는 시간들을
대신할 수 없다네
과거의 것은 과거에
어제의 일은 어제에
오늘의 일은 오늘의 밤에
그리고 내일의 태양은
내일의 소망과 심장에
묻어두고 나는 매일
죽었다가 다시 일어나고
죽었다가 다시 일어나고
간절하게
죽고자 했던
그냥
모든 걸 끊어버리고자 했던
그런 시대와 시절과 시간을
넘고 또 넘어서 여기에 닿아 있다네
내 모든 말들이
그저 광증에 시달리는 누군가의 말처럼
들리는가
그래 그럴 수도 있겠지
미치광이의 말은 아무런 설득력도 없으며
아무런 말도 전달되지 못하며
누구의 삶도 변화시키지 못할까
이 속에서 누군가는 영감을 받을까
이 심장의 흔적에서 누군가는
자신의 삶의 경로를 틀어버릴까
그대의 여로
의 뒤에 남은 한숨을 기억하게
아직 닿지 않은 미래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기억하게
어려운 삶을 살았어 참
어려운 삶을 살았어 참
나는 그저 울고, 또 울고
연필을 깎고, 또 깎고
근육을 다듬듯이 글을 쓰고, 또 쓰고
그저 음악을, 바라고, 깎고
목소리를, 글을
꿈을
그런 것들을
상상력을
깎고 또 깎고 그렇게 살아가는데
아직도 닿지 못한 나의 흔적과 삶에는
많은 추문이 남아
많은 추억이 남아
그렇게 살아가는구나
오래된 책 속에 남아
있던 기억들을 끄집어낼까봐
낚시를 하듯
옛 기억들과 추억들을 마구잡이로
꺼내보자꾸나
가장 어려운 시절이
가장 좋았던 시절이 되는 건
이제는 그냥 죽음을 바라는 어느 노인의
한탄감 섞인
그런 마지막 기억일 지도 모르겠지만
여러분도 나와 같지 않겠는가
공감가는 사람들만이 이 음악을 들어주길
바란다네
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지
아무도 가지 않은
비틀린 어두운 한적한 한적한, 그 한적한
길을 걸어간다네 아무도 없고
축축하고 적적한 길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지 참
아무도 알지 못하는 길을 걸어가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일이지 않겠는가
그러니 내가 아직 죽지 않고
살아서 무언가를 내뱉고 있지
그저 게워내고 있는 헛소리들이
예술이 될까 과연
변을 싸질러도 유명만 하다면
박수를 쳐줄거라는
앤디 워홀의 말은 과연 그가
생전에 정말로 뱉은 말이었는지는 몰라도
이 시대 대중예술가라고 하는 인간들은
모조리 변을 싸질러대는 짓거리와
그다지 다를 바 없는 일만을 하고 있지
가사에 펜에
철학을 담아 칼보다 날카로운 사상을 담아
너를 겨누고 쏜다
쏘아 죽인다
그런 것들이 결국 글을 쓴다는 거고
대포를 쏜다는 거고
이 시대에 글을 읊는다는 거고
시를 읊는다는 거고
음악을 낸다는 거고
가치를 동일하게 여기는 인간만이
따라오라,
고 말하고 있는 거고,
아니라면 그저 입 다물고,
저리 가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인데
뭐 그렇게 되진 않겠지
전쟁이니까 그지
모두 자기의 가치를 위해서 날뛰어댈텐데
과연 누구의 말이 옳을까
누구의 가치가 옳았을까 그런 말을 하고 있다네
그저
눈물만이
그저
눈물만이
흐른다네
흘러가네
아주 긴 강을
흘려보내
저 멀리를 바라보고 있는데
잊혀진 내 고향까지 흘러가는
저 강물의 끝 언저리에
시야가 사라지는
안개 낀 그 어딘가에
내 모든 추억이 있었고
사라져가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네
그저
죽고 싶었다,
라는 말만이 사실은 솔직한 이야기이고
눈물과 함께 과거를 흘려보내는
작업을 하고 있고
이십사년 구월 십사일
오전 네시 이십구분
그런 시간에도
글을 쓰는 누군가는 있었다네
그래
그냥
한을 담아
혹은 정을 담아
쌍욕이라도 내뱉고 싶은
기분이야 참
한 줌
정이 남았던가
한 줌
숨이 남았던가
한 점
바람이 남아서인가
나는 아직도
먼 곳을 바라보고
희망을 낙관하여
사물을 꾸며대네
말로서
말로써 사물을 꾸며대네
말로서
말로써 사물을 조물하네
조물주는 내가 아니지
내가 아닌 신이 있기에
나는 그의 감성을 빌릴 뿐이라네
감성이라는 것
인간 감각 감성의 최초의 근원은
어디로부터 왔는가
나는 마음가는대로 아름다움에 대하여
계속해서 읊고 있을 뿐이지
그대는 예술가에 대해 아는가
모든 예술가들은 아름다움에 대해
읊고 있을 뿐이라지
어지러운 말들이 많은 세상에서
참된 아름다움이라는 건 무엇인가
참된 아름다움이라는 건 무엇인가
비통에 젖어 괴로움을 토해내고 있는
이 세상에 있는 많은 어른이들이
어린이들이 어른들이 있지
그들의 마음 속에도 한 점
바람이 있겠지
소망 구원 바람 희망 뭐 그런
자신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낫게
해줄 수 있을 듯한 그런 바람 말야
나는 계속
해서
말을
토해낸다네 아무리 말을 토해내도
눈물은 멎을 생각이 없고
나는 말을 멈출 생각이 없고
어떤 질문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말이 멎을 생각이 없지
나는 계속해서 문답을 하며
문을 두드리고 있다네
답보된 상태의 진리여 나는 계속하야
신에 대하야
문을 두드리고 있는데
언젠가는 답이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진다네
인격적 신에 대하야
개신교만이 유일하게 진리를 말하고 있지
인격적 신에 대해서
말을 하고 있는 건 그 종교만이 유일하지
거기가 내 답이 될 수 있을 듯 싶네
친구여
어려운 삶을 사는 건 그대의 특권이라네
힘든 삶을 이겨내고 난 뒤에
얻게 되는 고단함 뒤의 꿀과도 같은
뭐 그런 휴식들이 있지 않겠는가
그래 편하게 조금 더 유연하게
그래 편하게
조금 더,
자랑스럽게 자신의 삶에 대하여
생각해보아도 좋지 않겠는가
나는 그저 말을
자아낼 뿐이며
나는 그저 감정을
토해낼 창구를 찾아
무언가를 떨어뜨리고 있을 뿐이라네
계속해서 내 마음을 담은
글들을 읊어
어딘가로 떨어뜨리고
굴러 떨어뜨리고 있을 뿐이라지
마음을 아는 인간이 있겠는가
누군가는 있겠소만은
이런 어려운
복잡한
어지러운 말 속에 담긴 마음을
다 알아줄 누군가가 과연 어디에 있겠을까
먼 발치
어딘가로 떠나버렸던
친구의 등 뒤를 바라보는 것마냥
나는 한 자리에 서서
나는 한 자리에 서서
하늘을 그저 올려다봤다네
말할 수 없는 감상이 언제나 내 속을
감싸 안았고
내 영감들은 모조리
영감쟁이마냥 사라져가는 와중에도
나는 아직도 삶을 포기하지는 않았구나
삶을 포기하고자 하는 마음과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 속에서
내 삶은 번민하여 아직도
끼인
멍청한 인간 꼴이 되어 하루를 사는 구나
긴 말을 더 할 수 있다는 건
축복이 아닐까 싶어져
가끔은 말야 문득 그래
여러 번 말을 하면서
반복하는 말들도 참으로 많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