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화해변에 앉아 기다리고 있어
그게 무엇인지 난 알 수 없지만
유난히 비가 많던 그해 여름 안으로
찾아온 일들을 난 잊을 수 없어
길게 열려진 모래톱 위엔
행복해 보이는 수많은 사람들
파란 바다 위를 그림처럼 떠가던
풍경들 기억들 사람들 아픔들
세화해변에 앉아 웃고 있을 너
뜨겁던 날에 우릴 기억하는지
오랜만에 찾은 세화 오일장엔
여전히 붐비는 사람들의 얘기
'듬뿍 토스트'로 배를 채운 뒤엔
'안녕세화씨'의 커피를 마셔야지
편의점 사장님 잘 지내고 있을까
내가 살던 곳엔 누가 또 이 그리움을
노을이 휘감던 하도리에서
바라본 한라산 잊을 수가 없어
그래 잊을 수 없어 모두 잊을 수 없어
그때의 온도와 그때의 너
세화해변에 앉아 울고 있을 너
숨 막히던 그날의 달빛과 함께
찬란하게 빛났던 세화의 여름
달빛 아래 춤추며 취해 가던 우리
세화해변에 앉아 널 기다리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