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했던 날들과
길고 긴 장마가 끝나면
내리쬐는 따가운 햇살이
잔인했던 오후
물총을 뺏어 들고서
계속 네게 쏘아도
빗나간 물줄기처럼
닿지 못할 마음
뭐든지 해낼 수 있다는 그 말은
뭐든 해낼 수 없단 말이야
언젠가 이 모든 순간들이 지나면
전부 그리워지게 될까
어쩌면 아무 상관도 없다는 듯이
아무 말 없이 웃겠지
여전히 남겨진 빈칸을
내도록 비워 두고서
무엇이 되고 싶을까 고민했던 날도
모두 떠나는 그 순간
아주 긴 시간이 지나도
그리워하게 될 것을 이미 너무 잘 알아
언젠간 전할 수 있다는 진심은
영원히 전할 수 없단 말이야
어쩌면 이 모든 순간들이 지나면
전부 지겨워지게 될까
어쩌면 아무 상관도 없다는 듯이
그렇게 잊고 말겠지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정말
재미없는 이 세상 속에서
변하지 않은 채로 많이 변해버린
우리는 이렇게
시간이 지나도
그렇게 기억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