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걷고 싶어요 난
빨리 걷지 말아 줘요
또 서두르고 있네요
이렇게 또 혼자 남겠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그런 곳이면 좋겠어
나의 마음을 난 잘아서
작은 욕심도 가질 수 없게
긴 잠에서 깨고 나면
그대가 없더라도
난 울지 않을게요
이 순간은 나를
가만히 바라보면
나의 눈이 감 길 때쯤
딱 그때까지만 있어줘요
이상해요
잘 추스렸는데
나도 몰래
기대 같은 걸 했는지
눈을 뜨면
우린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게
당연한 건데
긴 잠에서 깨고 나면
그대가 없더라도
난 울지 않을게요
이 순간은 나를
가만히 바라보면
나의 눈이 감 길 때쯤
딱 그때까지만 있어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