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고 쫓기는 게
우리 인생
개만도 못한 것이
노비의 생
사는 것이 전쟁
민초의 희생
내 삶은
날개가 부러진 새
쫓고 쫓기는 게
우리 인생
개만도 못한 것이
노비의 생
사는 것이 전쟁
민초의 희생
내 삶은
날개가 부러진 새
철새도
둥지가 있을진대
짐승에겐
굴 또한 있을 텐데
연자의 굴레
낙인과 족쇄
난 홀로 집 없이
떠도는 개
구멍 난 하늘엔
비가 또 새
굳은 내 신세는
두 발 묶인 채
사냥터에 풀어놓은
산양과 같애
버려진 주검은
거름이 돼
(민초여 자라라
더 높이 날아라)
이승에서 못 이룬 꿈
저승길에 올라라
흙이 되어
다시 피면 꽃이 되거라
(민초여 자라라
더 높이 날아라)
몸뚱이를 비틀어야
하늘을 보는
농민의 얼을 담아
밤새 울거라
불신과 배신
누구 하나 믿을 자 없는
이 땅은 짚신 한 켤레에
의지하며
신을 찾아 기도하나
종신형을 선고 받은
종놈이 믿을 자는
오직 내 자신
신이시여
내게 말해 주오
청산 아래
내가 누울 곳을 말이오
말발굽 뛰는 소리
고요를 깨면
뒤를 돌아볼 것도 없이
나는 뛴다오
있는 힘껏 땅을 차는
내 두 발로
고향 땅을 도망친다
내 두 팔로
부수리라
세상의 벽
난 버팔로 전진하며
싸우리라 이 총칼로
소 돼지만도 못한
노비의 삶도
천대 받아 적용 받는
인간의 상도
실낱같은 꿈이 있어
살았노라
가족 같은 벗이 있어
웃었노라
(사람답게 살고파
인간답게 살고파)
한 자가 남짓한
지팡이를
유산으로 남긴 자는
나뿐이오
(사람답게 살고파
인간답게 살고파)
빌어먹던 쌀 한 줌은
나의 넋이요
빌려 쓰던 몸뚱이는
내가 아니오
쫓고 쫓기는 게
우리 인생
개만도 못한 것이
노비의 생
사는 것이 전쟁
민초의 희생
내 삶은
날개가 부러진 새
쫓고 쫓기는 게
우리 인생
개만도 못한 것이
노비의 생
사는 것이 전쟁
민초의 희생
내 삶은
날개가 부러진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