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복도에 햇살이
들어 설핏 든 잠이
옅어질 때쯤
몇몇의 인식표들이
제 몸을 흔들며 아침을 재촉해
몹시 지저분한 공공실
거울만큼 부끄러워진 얼굴에
먹색의 비가 내려 고갤
타고 흐르다 마음에 고였지
한 여름의 입김,
푸른 안개 속 기묘한
라디오 체조
검게 그을린
수천 개의 노
낯선 침상의 불편함보다
버거운 건 그리움
가늠조차 되지 않는
고지를 향한 지친
하루가 지나네
진흙투성이 군화 자국에
구겨진 하늘을 바라보면
남들은 모를 구름
사이의 별자리가
어깨를 다독이네
움푹한 식판 위에 쌓인
밥알처럼 셀 수 없이
많은 내일도
둑길까지 차올라 끝내
넘칠 세월에 휩쓸릴 걸 알아
타는 듯한 열기,
악에 받쳐 쉬어버린 탁한 목소리
함께 부른 소대의 노래
낯선 침상의 불편함보다
버거운 건 그리움
가늠조차 되지 않는
고지를 향한 지친
하루가 지나네
능소화 빛 농담
그림자로도 알아볼
서로의 모습
언뜻 거리는
영외의 밝은 등불
낯선 침상의 불편함보다
버거운 건 그리움
가늠조차 되지 않는
고지를 향한 지친
나날이 지나
멀리 막사가 보일 적마다
웃음을 짓는 지금
해 질 무렵 익숙해진
노래를 들으며 나의
오늘을 보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