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것들 여름밤이 깊어가도록
잠못들고 있네
풋사과 익어가는 밤은 새콤달콤해
우리집 텃밭에 풋사과도 뺨을 내밀고
총총한 별들을 보고 있네
내 색깔의 시 한편 세우기 위해
잠못든 풋시인 풋사과와 눈이 마주쳤네
말벌이 파먹은 단맛든 사과엔
여물어 가는 여름이 동글동글 사각거리네
이 밤에도 풋사과는 조금씩 조금씩
가을 쪽으로 걸어가고 있네
뒷산에서 톳쑥 톳쑥
소쩍새의 애절한 울음에
층층이 목마름이 쌓여 저릿하네
상현달 같은 시절 두통을 앓으며
큰돌 작은 돌 모난돌로
탑을 쌓으려던 간절함
풀벌레소리와 별을 끌어 모아도
흩어진 문장은 적막을 무겁게 몰고 오네
풋사과는 어른이 되기 위해 풋을
조금씩 버리는 밤이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