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사또와 춘향 재회

김주리
앨범 : 김주리 판소리 다섯마당 - 춘향가

그 때여 어사또는 선대감께서 부리시던 하인들이니 어찌 두호가 없겄느냐. 훤화금해노니 매질은 끊쳤구나. 어사또는 광한루에서 개복하시고, 동헌에 들어가 좌기허여 사면을 살펴보니, 도련님 댁 옛 물색이 완연허구나. 이향을 불러들여 본관의 탐람지욕 낱낱이 다짐받고, 수도안 상고 후에, “다른 죄인을 다 석방허고 춘향 하나만 불러들여라.” 허고 영을 내려노니,
사정이 옥쇠를 모도아 들고 덜렁거리고 나간다. 삼문 밖으 잠긴 옥문을 쨍그렁청 열떠리고, “춘향아, 나오너라! 나오너라! 수의사또 출도 후에 다른 죄인은 다 석방을 허고 너 하나만 올리란다.” 춘향이 기가 맥혀, “아이고, 여보, 사정이.” “왜 그러나?” “옥문 밖에나 삼문 밖에나 걸인 하나 아니 섰소?” “걸인켕이는 얻어먹는 사람도 없네. 이 사람아 아, 이통에 누가 누군 줄 안단 말인가? 어서 나오게.” “아이고, 이 일을 어쩔거나! 갈매기는 어디 가고 물 드는 줄을 모르고, 사공은 어디 가고 배 떠난 줄을 모르고, 우리 낭군 어디 가셔 내가 죽는 줄을 모르신고?” 사정에게 붙들리어 동헌에 들어가니, 나졸들이 달려들어, “춘향 잡아 들였소!” “춘향 해칼허여라.”
어사또 분부허시되, “춘향이 듣거라. 일개 천기의 여식으로 본관을 능욕허고 수청 아니 드는 것은 죄당만사무석이려니와, 잠시 잠깐 지나가는 수의 방수도 못 들겄느냐 아뢰어라.”
춘향이 이 말을 듣고, 사지를 벌벌벌벌 떨며 아뢰는디, “수의사또라 하옵시니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이제 장하에 죽을 년이 무슨 말씀을 못하오리까? 주석지신이요, 신자으도리로 민간 표박과 선악을 구별하러 다니시는 어사옵지, 한 낭군 섬기려는 춘향 죽이러 오신 사또시오? 마음은 본관과 동심허여,”
“똑같이 먹은 명관들이오. 죽여주오. 죽여주오. 홍로의 묻은 불로 사르려면 어서 사르시고, 칠척검 드는 칼로 어서 급히 죽여 주시면, 혼비혼행 둥둥 떠서 우리 서방님을 찾아 갈라요. 송장 임자가 문 밖으 섰으니 어서 급히 죽여주오!”
어사또 들으시고, “열, 열, 열, 열녀로다. 행수 부르라!” 행수가 들어오니 금낭의 지환을 내어 주며, “이걸 갖다 춘향 주고, 얼굴을 들어 대상을 살피라 허여라.” 행수 기생이 지환을 받어들고 내려가 “춘향이 이걸 자세히 보고 얼굴을 들어 대상을 살피라 허시네.”
춘향이 지환을 받어들고 보니 이별시에 정표 주었던 지환이 분명허구나. “아이고, 내 지환아. 어디를 갔다가 이제야 나를 찾어 왔느냐?”
얼굴을 들어 대상을 살펴보니, 어젯밤 옥문 밖에 걸인으로 되어 왔던 서방님이 분명쿠나. 그 일이 어찌 될 일이냐.
춘향이 일희일비로 두 눈에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대상을 뭇두두루미 바라보더니, “아이고 서방님!”
“마오 마오. 그리 마오. 아무리 잠행인들 그다지도 속이셨소? 기처불식이란 말은 사기에도 있지마는 내게조차 이러시오? 어제 저녁 옥문 밖에 오셨을 때 이만끔만 통정을 허였으면 마음 놓고 잠을 자지, 지나간 밤 오늘까지 살어 있기 뜻밖이네. 이것이 꿈이냐, 이거 생시냐 꿈과 생시 분별을 못허겄네.” 두 손으로 무릎 짚고 바드드드득 일어서며, “얼씨구나. 얼씨구나, 좋네. 지화자자 좋을씨고. 항쇄수쇄를 끌렀으니 종종종 걸음도 걸어 보고 동헌 대청 너룬 뜰에 두루두루 다니며 춤을 추고 남훈전 달이 솟았오니 백공가로만 놀아 보세. 외로운 꽃 춘향이가 남원 옥중 추절이 들어 떨어지게가 되었더니, 동헌으 새봄이 들어 이화춘풍이 날 살렸네. 얼씨구나 좋구나. 지화자자 좋구나. 지화자자 좋을씨구. 우리 어머니는 어디를 가시고 이런 경사를 모르신고?”
“어디 가야, 여기 있다. 아니 요새도 삼문간이 그리 억세냐, 에이? 사령아, 날 모셔라. 어사 장모 행차허신다. 암행어사 장모 출도여!”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네 얼씨구나 절씨구 남원부중 여러분들 나의 한 말 들어 보소. 내 딸 어린 춘향이가 옥중에 굳이 갇혀 명재경각이 되였는디, 동헌에 봄이 들어 이화춘풍이 내 딸을 살리니 어찌 아니 좋을손가? 얼씨구 얼씨구 절씨구. 부중생남중생녀 날로 두고 이름이로구나. 얼씨구나 절씨구 남원부중 여러분들 나의 발표 헐 말 있오. 아들 낳기 힘을 쓰지 말고, 춘향 같은 딸을 낳아서 서울 사람이 오거드면 묻도 말고 사위 삼소. 얼씨구나 절씨구.” 댓돌 우에 올라서서, “아이고, 여보, 사위 양반. 어제 저녁 오셨을 때, 어사 헌줄은 알았으나 천기누설이 될까 허여 내가 진짓 알고도 그리허였제. 노여 마오. 노여 마오. 아무리 그리 헌들 자기 장모를 어이허리. 본관사또 괄세 마소. 본관이 아니어든 내 딸 열녀가 어디서 날꺼나. 얼씨구 절씨구. 칠년 유리옥에 갇힌 문왕 기주로 돌아갈 제 반가운 마음이 이 같으며, 영덕전 새로 짓고 상량문이 제격이요, 악양루 중수 후어 풍월귀가 제격이요, 열녀 춘향이 죽게 될 제 어사 오기가 제격이로다. 얼씨구 얼씨구 절씨구. 이 궁댕이를 두었다가 논을 살꺼나 밭을 살꺼나, 흔들대로 흔들어 보자.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나 아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네 얼씨구나 절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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