냐~아옹.
오늘은 뭔가 혼자 있고 싶은 날이었엉.
왜 그런가 했더니,
사람들이 말하는 사춘기가
지금 나에게 온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징.
사춘기라는 말은
어디서 또 들은거냐공?
내가 좋아하는 윗집 중학생이
며칠전 창문 너머로
말하는 걸 들었거등.
그래서 사춘기는 처음 들은 말이라
백과사전에서 찾아보니
신체가 성장하며 성숙해지는 시기인데
기분 변화가 자주 온다고 하더라궁.
그 중학생 친구는 사춘기가 와서
짜증이 많아지고 가끔 외로움을 타며
생각이 많아지는것 같다고
친구와 통화하는 걸 들었엉.
나는 중학생 친구가 오늘은
기분이 어떤지 궁금해졌엉.
그래서 담을 타고 뛰어 창문으로
올라가 귀를 기울였징.
근데 안에서 갑자기 쾅!
하는 소리가 나더니 그 친구가
밖으로 뛰쳐 나가는거얌..!
나는 친구를 따라 잽싸게 달려갔징.
한참을 뒤따라가보니 도착한 곳은
바로 우리 마을에서 가까운 호숫가였엉.
그 친구는 호숫가 근처에 있는
벤치에 앉아 한없이 호수를 바라봤엉.
무슨 일이 있는건 아닐까..?
표정이 안 좋아서 조금 걱정이 되었징.
나는 벤치 뒤쪽에 있는
가로수 뒤에서 그 친구를 보았엉.
그렇게 한참을 있다보니
어느새 해가 지기 시작했엉..!
이런, 망치와 버터랑 함께 오늘
맛있는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어쩌징..?
그때 갑자기 그 친구가 벤치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이렇게 외쳤엉.
윤슬이다..!
그리고선 한참을 바라보더니
눈물을 흘리고는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 시작했엉.
윤슬? 윤슬이 뭐길래 저렇게
눈물을 흘리고 사진까지 찍는거징..?
그 친구가 무엇을 찍나 자세히보니,
호수 위로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예쁜 물결들이었엉..!
근데 핸드폰을 통해서 보는 것보다
직접 내 두 눈으로 보는 것이
정말 더 아름다웠엉!
나는 어느새 나도 모르게 호수 앞까지 와서
그 멋진 광경을 보며 입을 벌렸징.
근데 그 친구가 나를 발견하고는
다가와서 이렇게 속삭였엉.
고양이야, 너도 윤슬을 보고 반했니?
아, 윤슬이 바로 호수 위로
빛나는 저 물결을 말하는 건감?
그 친구가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을 내게 보여줬엉.
저물어가는 햇살이 호수 위로 비쳐
정말 보석같은 물결들이
이루어진 멋진 사진이었엉.
그리고 그걸 바라보는
내 눈동자를 찍은 사진을 보여줬엉.
투명 구슬같은 나의 눈동자도
반짝거리고 있었징.
그 친구는 나를 보며 미소를 짓고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엉.
함께 그 시간을 보내고
우리는 함께 집으로 돌아왔징.
그 친구는 나에게 인사를 하며
다음에 또 호수로 같이
놀러가자고 말했엉.
나는 기분이 좋은 상태로
집에 돌아와 바로 백과사전을 펼쳤징.
역시나 윤슬은 내 예상대로 이 뜻이 맞았엉.
[윤슬 :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을 이르는 순 우리말.]
윤슬을 실제로 보면 너무나 아름다워서
눈을 못 떼겠는데,
단어도 이렇게 예쁘다니
정말 우리말은 너무 아름다운 것 같앙.
다음에 그 친구를 또 만나서
같이 호수로 가게 되면
그 땐 이렇게 꼭 말해주고 싶엉.
윤슬이 아름다워! 냐~아옹~!
+에피소드_ 세 고양이들의 대화
“똘이 형아 어제 저녁 같이 먹기로
했었는데 대체 어디 있었던 거야~?”
“아 얘들아 미안,
내가 어제 좀 일이 있어서 같이 못먹었네”
“이상한데~?
설마 혼자 맛있는 거 먹고 온 거 아니겠지?”
“망치 형아~
똘이 형아는 절대로 맛있는 건
혼자 먹지 않아, 형아랑 다르다구~”
“뭐어? 버터 너어~”
“똘이 형아 혹시 좋은
아지트라도 찾아낸 거야~?”
“아 얘들아 우리 그럼 내가 어제
찾아낸 그 장소로 함께 가보자,
정말 멋지다구~!”
“오옷 정말? 거기가 어딘데?”
“근데 가려면 우리 저녁을 조금
빨리 먹고 달려가야해, 어때?”
“응! 그럼 우리 오늘 저녁
빨리 먹고 가보자..!”
“앗 근데 저녁 밥은 천천히 푸짐하게
먹어야 맛있고 잠도 잘 오는데.. 쩝”
“에휴 망치야 넌 그저 언제나
밥 생각 뿐이지..! 그럼 넌 안 가는거지~?”
“아.. 아냐 나도 갈 거야..!
자 그럼 오늘 저녁 메뉴는 뭐였더라..?”
“오늘 저녁 메뉴는 바~로
우리들이 좋아하는 생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