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돌김이네!
오랜만에 보니까 되게 반갑다
돌김 하면 생각나는 얘기가 있어
한번 들어볼래?
나 군대에 있을 때 말이야
매일 똑같은 짬밥 지겨울 때쯤
어쩌다가 구경한 사제 돌김
뭐 다를 게 있겠어 체념하다가도
포장을 뜯어 보니 이게 웬 걸
아무리 시장을 반참 삼아 봐도
짬밥엔 질려 버린 군바리들
돌김이란 소리에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우르르르르르르르 몰려들어
A4용지만 한 돌김 한 장 집어들어
맨손으로 쫙쫙 찢어서
밥 한 숟갈 되는 대로 우겨넣고
체면 따윈 필요없다 막 먹었지
내가 어릴 적 출출하다며
칭얼대면 울 엄마 어김 없이
돌김 한 장 대충 찢어 맨밥 말아 먹여주던
무지하게 못생긴 막김밥
나도 모르게 그렇게 먹고 있었네
간만에 돈 입맛에 하도 많이 먹어대서
무거워진 배를 부여잡고
기분 좋은 포만감 그리고
고개를 드는 그리움
곳곳에서 따라나오는 이야기
돌김에 얽힌 엄마 생각
총 들고 싸움질하는 군인이라지만
사실은 엄마의 아이들이네
그런 그들도 엄마의 아이들이네
우와 돌김이네!
오랜만에 보니까 참 반갑다.
돌김 하면 생각나는 얘기가 있어
한번 들어볼래?
나 군대에 있을 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