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공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밤에 초대해서 죄송합니다
낮에는 눈이 부셔서요
햇빛을 받아도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의외인가요
다들 놀라더군요
집이 조금 어둡습니다
세월이 지나도 어두운 게
심신에 안정을 주더군요
식전 빵으로
마늘꽃으로 장식한
마늘빵입니다
식기는 모두 은으로
만든 것을 사용하고 있으니
독이 있는지
검사해 보셔도 됩니다
다음으로는 오늘 도축한
소로 만든 육회와
레어로 구운 필레 미뇽입니다
제가 레어 이상으로
조리해 본 적이 없어
제일 자신 있는 굽기로
구웠습니다
양해해 주십시오
인간의 피를 먹지는
않지만 식성이
변하지는 않더군요
인간과 다르지 않는데
왜 집에서 나가지 않냐고요
의외로 간단한 이유입니다
더는 이별의 슬픔을
느끼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제는 야행성 인간과
다르지 않지만
인간과는 달리
시간이 무한하기 때문이죠
누군가는 축복이라 말하지만
저는 저주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이든 유한할 때
소중함을 느끼는 법이니까요
충분한 대답이 되었나요
저는 또 언젠가
영원한 이별의 슬픔을
느끼겠군요
사는 동안 무탈하시고
돌아가시는 길에
신의 가호가 깃들기를
바랍니다
안녕히 가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