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은 벚꽃의 색으로
그 흔적은 바람의 색으로
작별은 해 질 녘의 색으로
그다음은 눈물의 색으로
봄바람이 부는 나무그늘 아래
꽃잎이 떨어지는 곳에서 나는
태어났어
천성 같은 건 뭐, 아무래도 좋아
이곳에서부터 다시 시작되는
프롤로그
아픈 건 그저 한순간뿐이야
꿀릴 것 없어 언제나와 같이
커피보다도 쓰디쓴 꿈 따윈
질릴 정도로 꾸어왔어
어차피 닿지 못할 운명이라면
마음이 이끌리는 대로 가자
새로운 것이 기다리고 있어
이제 나타나는 색
첫 만남은 벚꽃의 색으로
그 흔적은 바람의 색으로
손가락이 맞닿으면
전해져오는 당신의 감정은
언제쯤 채워질 수 있을까
아직 그려지지 않은 이 캔버스에
아무도 오지 않는 어두운 창고
먼지투성이 사이에서 나는
눈을 떴어
태생 같은 건 뭐, 아무래도 좋아
여기서부터 다시 되감기는
엔드 롤
기다림은 그저 한 순간 뿐이야
고장 난 인형처럼 오늘도 똑같이
생각대로 간단히 해결될 순
없단 걸 알고 있으니까
어차피 닿지 못할 운명이라면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거야
소중한 걸 잃어버릴 것 같아
이만 흐려지는 색
작별은 해 질 녘의 색으로
그다음은 눈물의 색으로
겹쳐질 듯하다가도
이내 멀어지는 우리의 색은
언제쯤 채워질 수 있을까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이 캔버스에
만약에 말야 마법이란 게 있다면
내게도 찾아오지 않을까?
오래전 나에게 건 이 색의 저주를
당신이 풀어줄 수 있을까?
첫걸음은 구름의 색으로
떠오르는 별들의 색으로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물결쳐대는 불꽃의 색들
어리고 미숙했던 우리는
지금 무슨 색으로...?
기적은 무지개의 색으로
뒤섞여버린 검은색으로
백색과 흑색의 사이에
멜로디를 덧칠하는 음색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어
우리의 이 순간을 여기 캔버스에
분명히 전해지고 있어
모든 색이 물들어버린 이 캔버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