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땁게 춤추어라
뻗어낸 손가락 끝은 부드럽게
넘쳐흐르는 눈물이여
하다 못해 달밤의 안개가 되렴
해가 저물고 그림자는 길어져
쓰르라미 소리에 문득 뒤돌아보면
어렸을적 바라보던 저녁노을 떠오르면
절로 눈물이 흘러
시간은 흐르고 구름은 흩어져
산줄기가 남색으로 물들어갈 무렵
애타게 기다린 것 처럼 모이기 시작하는
영혼과 사람의 무리
아아 들려오네
장구 치는 소리도 떠들썩하게
이 밤을 넘어서
언젠가 전해져
반드시 전해져
저녁 바다와도 같은 이 자장가
용감하게 춤추어라
흔들거리는 불길은 선명하게
날아오르는 아픔이여
언젠가 어둔 밤의 먼지가 되렴
바람이 흘러서 초목을 흔들어
구름사이 저 편으로 모습을 드러낸
달에 비쳐오는 그날의 그 미소는
흐려져 이윽고 사라져 가네
달아달아
비추소서
이 은애야
보이도록
아아 그 투명한
대기의 속삭이는 소리를 닮은
기도하는 듯한
부르는 소리가 피리의 소리가
맑은 밤하늘에 날카롭게 꽂혀
아름답게 춤추어라
숨겨둔 마음을 해방하려는 듯이
방황하는 영혼이여
부디 이 손이 손짓하는 곳으로
용감하게 춤추어라
흔들거리는 불길은 선명하게
날아오르는 마음이여
언젠가 밤하늘의 아득한 곳에
닿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