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소음
네 고운 살결마저 발라내고
하나도 남김없이
도려내고 찢겨내고
씻겨내려
비도 아닌 것이 눈도 아닌 것이 내린다
옷깃 타고 어깨까지 젖어내린다
잦은 가판대들은 불빛 밝히고서
리어카에 나의노래 흘러나온다
사람들은 퇴근 버스 타려 달려가고
가판대 아저씨는 고개를 쓱 내밀고서
어둑한 하늘 흘깃 올려보고 큰 한숨 쉬어본다
밤하늘 반짝이듯
커다란 가방을 맨
한 소녀 우산 없이 걸어가고
어둠이 내리는 길 미명의 빗살들 사이로
돌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이제 시작하는 또다른 만남속에
사람들이 분주하게 교차된다
화려할 것 없는데도 어제도
지나갔던 사람일텐데
나 2월 거리에서 어제였나 하면서
비도 아니 눈도 아닌 저 것 때문에
괜한 트집같은 이상한 마음에 젖어 든다
나도 나 몰 라라 하는
내 맘 빗줄기는 굵어져가는데
너무나 고요하게 흘러가는 시간
그안에 빠져버린 그대 이름 마저 잊어
2월의 이별얘기 잡다한 사는 얘기
내가 지닌 슬픔 날려줄수 없는가
흐르는 강 돗단배로 유유하게 밀려가는 나그네여 행여 돌아가는 아낙네여
내 안부를 여쭈거든 다른 소리않고 고개 살짝 저어주오 말없이
평생을 살며 1000마디의 말을 해야 하면
이미 난 목소리를 잃은 뿐더러
타다버린 나무마냥 뻣지못한 가지
타인에 폐를 끼치는 소인배에 불과합니다
오늘도 당신을 비치고 있을 해가 되길 기원하지만
계절과 달력이 넘어가는 것처럼
이미 난 돌아올수 없는 강을 넘은 휴지통에 던져진 약속입니다
괜한 트집같은 이상한 마음에 젖어 든다
나도 나 몰라라 하는
내 맘 빗줄기는 굵어져가는데
혼돈의 소음
네 고운 살결마저 발라내고
하나도 남김없이
도려내고 찢겨내고
씻겨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