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지연

저 계단 위엔 무엇이 있길레 저리도 밝은 빛을 내는지
올라가다 보면 환해질거야
서둘러 한 번 가봐야겠어

한 일어 없이 하루 이틀 사흘
그러다보면 한 달은 갔고
지는 해를 기다리다 거기서 어느새 뚝 떨어진 내 자신

바람이 실어다 준 나의 옛 이야기 가슴이 아파와
지칠수록 아름다워지는 건 단 꿈들이 자라던 자리들
한 두 번 속는 것도 아닌대 왜 아직도 이 길을 걷고 있나

내 나이 스물 아홉살
영원히 갖고 갈 몫도 생기고

보슬비를 피할 무성한 나무 한 그루만 심을 수 있다면
천천히라도 거기와 가까워지게 안개 속이라도 걸어볼텐데
루루루 루루루 루루루 루루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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