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로 한허리를 얽고
거문고를 어루니
일만설움 푸른 궁창아래
궂은 비만 내려라
시들퍼라 거문고야 내 사랑
거문고 까다로운 이 거리가
언제나 밝아지려 하는가
가랑잎에 동남풍을 실어
술렁술렁 떠나면
달 떨어진 만경창파위에
까마귀만 우짖어
괴로워라 이 바다야
내 사랑 바다야
뒤숭숭한 이 바다가
언제나 밝아지려 하는가
청산벽계 저문날을 찾아
목탁을 울리면서
돌아가신 어버이들 앞에
무릎을 꿇고 비노니
답답해라 이 마을아
내 사랑 마을아
어두워진 이 마을이
언제나 밝아지려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