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윽고 너를 사랑하게 된 날
어쩌면 한참 전부터 시작된 거겠지
깨닫고 나서야 너의 미소가
눈 안에 가득 차 모든 걸 가려놔
참 이상하지
그렇게도 행복했었던
추억들은 여물고
끝을 맺으려 하네
우린 그저 그런 이별을 했기에
슬퍼할 이유조차 없지 난
갈라놓은 운명 따윈 없는
그저 그런
처음엔 헤어짐이란 것은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깨진 화분 같을 거라
허나 나에겐 밀린 숙제처럼
금방 해치우고선 또 잊어버릴 일이 되었어
참 이상하지
그렇게도 사랑한다던
너는 나에게 이제
아무런 의미 없다니
우린 그저 그런 이별을 했기에
슬퍼할 이유조차 없지 난
갈라놓은 운명 따윈 없는
그저 그런
우린 그저 그런 이별을 했기에
흘릴 수 있는 눈물도 없지 난
갑자기라는 말조차 어색한
그저 그런
난 아직 너의 새벽에
여전히 멈춰 서있고
떠오르는 해를 보지 않으려
커튼을 치고
가만히 눈을 감으면
들리는 시계 소리와
눈에 아른거리는 너의 모습에
허우적대
우린 그저 그런 이별을 했기에
점점 더 슬퍼지는 것만 같아
갈라놓은 운명 따윈 없는
그저 그런
우린 그저 그런 이별을 했기에
이유 없는 눈물이 또 흘러 난
갑자기라는 말조차 어색한
그저 그런
이별